D램 가격도 내려가는데…트럼프 반도체 관세 발언에 삼성·SK하닉 긴... > 경제기사 | economics

뉴올리언스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경기에 앞서 경기장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5.02.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올리언스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 품목으로 반도체를 직접 언급하며 우리 기업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D램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세 부과까지 현실화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세 관련 세부 내용,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속전속결로 관세 폭탄을 쏟아내는 점에 비춰볼 때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은 현재 무관세로 미국에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확정하면 수출에 직접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을 이끄는 핵심 품목이고,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한국의 미국 대상 수출액은 총 1277억9000만달러로 1위 중국1330억3000만달러에 육박했다. 한국의 미국 대상 수출액 중 반도체만 살펴보면 102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2.8% 증가했다. 미국 빅테크의 AI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 등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 등 미국 4개 빅테크는 AI를 중심으로 2023년 1510억달러, 2024년 2460억달러를 투자했고 올해 3000억달러 이상 투입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 기준 매출 75조7883억원, 영업이익 6조4927억원을 올렸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2% 상승해 4개 분기 연속 70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9.85% 상승했고 직전 분기보다 29.30%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25.01.31.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가별 반도체 수출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회사의 반도체 수출이 한국 반도체 전체 수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지난해 미국 빅테크가 공격적으로 AI에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미국 대상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크게 늘고 미국 비중도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가 두 기업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모바일·PC 수요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 우려가 더욱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발언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직접 반도체를 언급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불확실한 것이 많아 우리 기업 입장에선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하자는 기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는 최종 제품이 아니라 한국이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관세 부과가 효과가 있으려면 대체품이 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대체할 다른 기업이 마땅치 않다"며 "미국 마이크론이 있지만 메모리 공급 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고 미국이 중국 제품은 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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