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전기차에 불이 나면 왜 유달리 빠르게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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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최근에 전기차 화재 소식이 또 많죠. 전기차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완소 할 때까지 계속 불에 탄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는데 이게 사실입니까? <기자> 전기차 안에서 배터리들이 연쇄 폭발하면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나가는 이른바 열 폭주 현상, 이거는 배터리 충전 상태에 따라서 상당히 차이가 크다는 게 소방연구원의 실험 결과입니다. 국내에서 전기차 화재는 지난 2017년에 처음 발생했습니다. 그 후 5년 간 국내 전기차 수가 무려 15배 넘게 늘어나면서 2022년에는 44건, 지난해에는 72건의 전기차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비중은 대체로 7대 3 정도, 10대 중 3대 꼴로 수입차인데요. 2020년에서 2022년까지 3년간 발생했던 전기차 화재 건수 79건을 전수 살펴봤더니 국산차가 73건, 수입차가 6건이라는 게 소방청 집계였습니다. 소방연구원이 전기차 화재를 직접 실험해 본 결과를 담은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가 있습니다. 이 실험을 보면 전기차에 설치된 배터리 팩에서 맨 바깥쪽 배터리에서 일어난 과열이 전체로 번지는 데 걸린 시간이 100% 충전된 차에서는 7분 50초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충전이 반만 돼 있으면 31분 59초가 걸렸습니다. 배터리가 얼마나 충전돼 있느냐에 따라서 열 폭주가 퍼지는 시간에 차이가 큰 거죠. 차량 충돌로 불이 시작되는 상황을 재현해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유도해 봤더니요. 맨 처음 열 폭주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배터리 전체로 번질 때까지 7분 정도 걸렸습니다. 실험실에서의 환경이라 실제 전기차 충돌 시의 화재 사고는 보통 이것보다는 느리게 번진다고 덧붙이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배터리의 충전율이 20% 밑일 때는 전기차 내부에서 불이 나더라도 그냥 자체적으로 꺼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전기차에 난 불은 주변으로 번지기가 쉽다. 이런 말도 있던데 이런 특징은 실제로 있는 걸로 분석이 됐다고요? <기자>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불이 나면 불꽃은 원래 위로 향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바람이 따로 없다면 주로 위쪽으로 불길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그런데 전기차 배터리 내부에서 붙은 불은 이게 방출되는 압력과 함께 나오는 가스로 인해서 불길이 옆으로 수평으로 번지는 성질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청라 아파트 벤츠 전기차 사고 전에도 2022년 2월에 부산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비슷한 전기 승합차 화재 사고가 있었는데요. 소방연구원이 찾아낸 당시 상황을 사진으로 보면 완전 충전돼서 주차돼 있다가 처음 불이 난 차에서 양옆의 차량들로 불이 번지는 데 딱 4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기존의 다른 전기차 화재들보다 더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빨랐다고 해서 연구 사례가 된 건데요. 지상주차장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외벽이 있습니다. 해당 전기차에서 이미 방출돼 있던 상당량의 공기보다 무거운 가스가 이 외벽에 막혀 남아있었고, 폭발이 일어나자 바로 불꽃이 빠르게 번졌다는 겁니다. 배터리 특성, 충전 상태, 또 구조에 따라서 불이 번지는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아무래도 내연차보다 불이 빠르게 번지기 쉽다는 게 소방연구원의 분석이고요.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전기차 열 폭발이 발생했을 때 함께 나오는 가스가 고여서 바깥에서보다 더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는 거죠. 지금 많이 쓰는 진화 장비로는 전기차 화재를 쉽게 진압할 수 없는 이유도 분석됐습니다. 분말소화기는 열폭주가 일어난 배터리에 침투를 못 하고, 산소공급을 차단하는 질식소화덮개는 차량 내부에서 산소와 가스가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에는 소용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결국 전기차 주변으로 빠르게 물을 가둬서 차를 침수시키는, 그래서 배터리를 식히는 이동식 소화 수조가 현재로서는 제일 효과적이지만요. 설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초기 진화에 쓰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시민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는데 걱정입니다. 정부가 곧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죠? <기자> 완성차업체가 전기차에 넣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의무가 지금까지는 없었습니다. 앞으로 차량 제원에 이 제조사 공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주재로 어제8일 관련 부처들이 긴급회의를 열었고요. 다음 달 초까지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을 정리해서 발표할 계획입니다. 안 그래도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지금까지 보다 둔화되는 모습이 뚜렷한, 이른바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이런 안전 문제가 먼저 확실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전기차 확산에 장기간 상당한 걸림돌이 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인/기/기/사 ◆ 국악인에 맡긴 딸 충격고백…화장실 가던 엄마도 당했다 ◆ 3년 전부터 전국 풀렸다…"똑같은 중국산" 공포의 운전대 ◆ "자수하겠다" 제 발로 왔는데…CCTV 보고도 답답한 경찰 ◆ 감정따위 없다, 조건 맞으면 고…"못보던 현상" 커진 우려 ◆ 북한 주민, 썰물 때 걸어서 귀순…"1명 행방불명 가능성"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자> 앵커> 기자> 앵커> 기자> 앵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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