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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은 일반병으로, 사직 전공의는 군의관으로…운명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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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4-11-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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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의료대란에 정부가 군의관을 추가 투입하기로 한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군인이 지나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오늘 추가로 군의관 235명을 응급의료를 중심으로 인력이 필요한 의료기관에 배치한다. 2024.9.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정부의 의대증원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1만2357명13일 기준. 유례없는 전공의 대거 사직 사태로 내년부터는 군의관이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퇴직한 의무사관후보생입영 대상인 사직 전공의은 지난달 말 기준, 3480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입대하기로 선택하면 평년 입영대상자와 통상적인 군 수요연 1000여명를 3배 이상 웃돌게 돼, 실제 입영하기까지 최대 4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국방부·병무청에 따르면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 중 군대에 가야 하는 사직 전공의 3480명을 대상으로 전공의 수련기관 퇴직 여부, 원하는 입대 시기, 내년 입영 의향 등을 묻는 입영 의향 조사를 18~29일 휴대전화와 우편 등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병무청 최규석 차장은 브리핑에서 "입영은 군 소요 기준에 맞춰야 하고, 그 기준에 따라서 입영 대상자가 정해진다"고 말했다.

병역 규정에 따라 전공의는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다 사직했더라도 일반병이 아닌,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입영해야 한다. 입영 대상인 사직 전공의 3480명은 정부가 특례를 제공하지 않는 한, 영장이 나오면 입대해야 한다. 다른 곳에 취업했거나 개원했더라도 마찬가지다.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39개월로, 일반병육군 18개월보다 21개월가량 더 길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로 수련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 의무사관후보생으로 등록하면 중간에 사직하더라도 의무사관후보생에서 제외되지 않아, 일반병으로 군대에 갈 수 없다"며 "전공의로 근무하는 중에는 병역이 연기가 되는 상황인데, 사직하면 연기를 해줄 이유가 사라지니 그다음 해에 입영 통지가 오면 입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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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최규석 병무청 차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무사관후보생 입영의향 설문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만약 사직 전공의가 수련병원에 돌아온다면 입대 시기를 미룰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 등 정부에서는 전공의들에게 여러 특례와 기회를 많이 줬다"며 "하지만 중요한 건 전공의들이 복귀 의사가 없으면 그런 제도적인 허용이 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병무청과 수련병원 복귀자에 대한 입대 연기 등 해당 부분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전공의를 그만뒀는데도 당장 내년에 군의관으로 입대할 수 있다는 소식에 허망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내과를 그만둔 전공의 A씨는 "생명과 직결된 바이탈Vital과는 더는 하고 싶지 않아 전공의를 그만뒀는데, 또다시 군 병원에 끌려가 필수 의료에 종사해야 한다는 게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외과를 그만둔 전공의 B씨는 "수련병원을 나와 집 근처 미용 의원에 취직해 집안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 군의관이 돼야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특히 가정을 꾸리고 있는 동료들도 입대보다는 수련병원 복귀가 더 낫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이 문제도 의제로 삼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의대증원책에 반발해 휴학한 의대생 상당수는 의무사관후보생을 피해 일반병현역병으로 속속 입대하는 분위기다. 입대를 둘러싼 전공의와 의대생 간 운명이 엇갈린 셈이다. 국방부·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일반병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총 1052명으로 5년 전인 2019년112명보다 9.4배, 지난해267명보다 4배나 많았다.

의대생이 일반병으로 입대했다는 건 군의관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한 의대생은 "어차피 지금 휴학계를 냈는데, 이 기간에 차라리 일반병으로 입대하면 군의관보다 복무 기간도 줄이고, 현재의 의정 갈등이 군대 다녀온 후 어느 정도 정리돼있지 않을까 여겨 입대했거나 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최근 매년 입영하는 의무사관후보생은 군의관 600~700명 등 현역과 보충역을 합쳐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군 소요와 입영 대상자의 전공 등을 고려해 의무사관후보생 인원을 정한다. 문경식 병무청 입영동원국장은 "군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입영 대상인 사직 전공의 3480명은 분산해서 입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급적 원래 취지에 맞게 수련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4년까지 늘어지지 않고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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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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