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분양가, 서울서 평당 2000만원대는 금천-구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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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2-13 03:51 조회 18 댓글 0본문
공사비 급등탓 시기 따라 수억 차이
특례 대출 받으려면 9억 이하여야
“국민평형보다 작은곳 찾아야” 한숨
지난해 7월 서울 성북구에서 분양한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는 1평3.3m2당 평균 분양가가 3507만 원이었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m2 분양가는 최고 12억1100만 원이었다. 이 단지 길 건너에 있는 ‘장위자이레디언트’는 2022년 12월 분양 당시 평당 2834만 원에 분양했다. 자재와 마감 등이 다른 점을 감안해도 같은 동네에서 2년 만에 평당 분양가가 23.7% 오른 것. 전용면적 84m2를 분양받았다면 2억 원을 더 내야 했던 셈이다.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민간 아파트 3.3m2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대인 곳은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 여파로 분양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2016년 서울 전체 3.3m2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을 넘은 지 8년 만에 이 가격대 분양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12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부동산R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금천구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3.3m2당 평균 분양가는 2797만 원이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구로구2881만 원 분양가가 두 번째로 저렴했다. 금천과 구로를 제외한 나머지 23개 자치구의 3.3m2당 평균 분양가는 3000만 원을 넘었다.

평당 분양가 2000만 원대인 아파트는 서울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21년만 해도 평당 분양가가 2000만 원인 자치구는 △강동 △강서 △관악 △광진 △도봉 △성북 △양천 등 7곳이었다. 도심권과 강남권을 제외한 전역에서 2000만 원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2022년 평당 분양가 2000만 원대인 자치구는 5곳으로 줄었다. 2023년 3곳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2곳만 남게 된 것이다.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같은 동네에서도 분양 시기에 따라 가격이 수억 원씩 차이 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e편한세상당산리버파크’는 3.3m2당 평균 분양가가 5156만 원이었다. 2023년 3월 인근 영등포구 양평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 분양가3411만 원보다 51.2% 올랐다.
분양가가 오른 주된 원인은 공사비 급등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거용 건설공사비지수는 129.08로 3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약 27% 올랐다.
분양가 고공행진에 정책 대출 사각지대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 대출인 신생아특례대출은 집값이 9억 원 이하일 때만 받을 수 있다. 평당 분양가가 3000만 원을 넘는 아파트의 전용면적 84m2 가격은 9억 원을 훌쩍 넘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청약 당첨 때 저리 대출을 제공하는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 기준도 9억 원”이라며 “국민 평형보다 소형 평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가 오르더라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오르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서리풀지구 등 서울 핵심 지역에서 민간 분양보다 저렴한 공공 분양을 확보해 분양가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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