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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만 있다면" 4시간 줄 서도 웃었다…불안한 중국인 금 사재기[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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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5회 작성일 25-02-1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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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金 투자 열풍
순금 파는 매장, 인파 몰려
골드바 소매물량 연일 매진
美관세전쟁 경제위축 영향
불황형 투자로 트렌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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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금융중심가 궈마오 내 라오푸황진 매장 앞에 수십명의 중국인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여기서부터 네 시간240분 정도 기다리셔야 합니다."

미안한 표정을 한 직원이 중국에서도 고가인 에비앙 생수를 건네며 말했다. 빼곡하게 줄을 선 중국인들 사이로 다른 직원들이 간식거리를 반짝이는 쟁반에 받쳐들고 돌아다니며 허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구불구불 줄잡아 50~60명의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이곳은 베이징 최고 금융중심가 궈마오의 한 호텔 1층 금 전문점 라오푸황진.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으면서도 중국인들의 표정에선 짜증이나 불편의 기색보단 금을 사게 됐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먼저 보였다.

라오푸황진에서는 중국인들이 금을 찾는 춘제음력설를 맞아 매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할인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평일임에도 문을 열기도 전에 금을 사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같은 호텔 지하층에 있는 분점에도 역시 세 시간 정도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문 아래 수십명의 중국인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니저 A씨는 12일 기자에게 "구매량에 따라 최대 10%까지 가격을 할인해주고 있다"며 "매년 진행하는 이벤트인데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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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줄을 서 입장에 성공한 중국인들이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중국인들의 금 사랑은 유별나다.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투자 트렌드는 달라지는 분위기다. 불안 요소가 가장 작은 순금 실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투자리스크 최소화 불황형 투자의 단면이다.

중국 현지선 라오푸황진에 중국인들이 몰려드는 것 역시 이런 트렌드가 반영된 흐름으로 본다. 라오푸황진은 중국서 고법금이라 부르는 전통 금세공 기법으로 유명하다. 판매가 대부분 실물 금 제품으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라오푸황진 주변에는 다양한 글로벌 귀금속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지만 대부분 매장은 직원들을 제외하면 비어있었다. 순금을 파는 매장에만 중국인들이 북적였다.

이런 흐름은 대표적 투자용 금 제품인 골드바금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날 현재 중국 공상은행ICBC 앱 금 판매 섹션엔 5g, 20g, 50g, 100g, 200g 제품이 모두 매진된 상태다. 우체국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금 판매 채널들도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다.

불안할수록 오르는 게 금값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관세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다.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린다.

2019년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분쟁이 전개되자 금값은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2019년 8월를 넘어섰다.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는 금값이 처음으로 2000달러2020년 8월를 넘어섰었다. 이제는 3000달러를 향해 간다. 11일 금값은 전일 대비 1% 상승해 온스당 2942.71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다.

중국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내 안전자산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강대 강 관세전쟁에 기운차게 나서는 듯 보이지만 중국 내수경기 위축은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내에선 그래서 금 과잉 투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나온다. 중국 상하이금거래소는 11일 "가까운 미래에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칠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으니 투자자들은 리스크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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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수록 긴 줄…中 금은방도 오픈런[르포]

베이징=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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