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수표 소리까지 듣네…불안 키우는 홈플러스 변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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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3-30 07:06 조회 4 댓글 0본문

2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홈플러스가 개인 투자자에 대한 채권 상환 방침과 대주주의 사재 출연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이 구체적인 계획을 하루빨리 제시하는 것이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금융·유통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4618억 원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의 변제 책임이 자사에 있다고 보고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할 방침이다. 다만 변제 시기와 방식, 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오는 6월 12일 법원에 제출 예정인 회생 계획에 ABSTB의 변제 계획을 포함하기로 했고, 그 이후 법원의 승인이 나면 이 계획에 따라 변제가 이뤄질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최우선으로 상환할 채권은 거래처 대금이라, ABSTB 투자자들은 회생 계획안이 법원에서 승인받아 가동될 때까지 자금이 묶이게 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곤궁한 상황 모면 위한 공수표" 직격…"오해라도 여지를 줬다"
일부에선 ABSTB를 전액 변제하겠다는 홈플러스 및 MBK파트너스 측 계획이 거짓말이라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4618억 원의 원금 상환을 당장 보장할 현금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결국 외부의 추가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MBK 측은 지금 변제한다는 건지 5년, 10년 후에 변제한다는 건지 말이 없다. 제가 보기엔 솔직히 거짓말"이라며 "본인들이 약속할 수 없다면 여러 가지를 숨기고 이야기한 것이다. 당장 곤궁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수표를 날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선 이같이 변제 가능 여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한데 구체적인 상환 계획이 제시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그런 불안이 홈플러스의 회생에 다시 걸림돌이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관련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선 대주주가 이익을 보고 엑시트하는 게 아니라 회사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의 척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경우 한때 워크아웃이 무산 위기에 몰렸지만, 대주주 일가가 484억 원의 사재를 내놓으면서 워크아웃 협상에 속도가 붙기도 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라면 기업 회생과 관련해선 사실상 선수들이라고 봐야 하는데, 회생 신청 시점 등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있다는 건 의아하다"며 "거짓말 같다는 이 원장의 발언은 좀 지나쳤다고 보지만, MBK 측이 그렇게 시장에서 오해를 살 만한 여지를 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노조원들이 제51기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열린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홈플러스 회생 MBK가 책임져라, MBK는 기업사냥 중단하고 홈플러스 사태 책임져라 등의 피켓 등을 들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8/뉴스1
차입매수로 기업회생 간 홈플러스…고려아연에 불신 번질 수도
문제는 현재 MBK가 인수합병Mamp;A을 추진 중인 고려아연 등 다른 사안으로 리스크가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를 매각해 이익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의심을 사는 상황인데, 고려아연에 대해서도 똑같이 그럴 것이라는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MBK는 홈플러스 인수 대금7조 2000억 원의 70%인 5조 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고, 차입금 상환 부담을 안게 된 홈플러스는 경영 실적이 악화하면서 기업회생 절차까지 밟게 됐다. MBK는 빚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 점포 등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면서 4조 113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고려아연 Mamp;A 과정에서도 이 같은 차입매수 방식이 반복된다면 대규모 상환 부담이 고려아연에 전가돼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것이란 여론의 우려가 높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9%가 차입매수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 대상이 된 점도 리스크를 더욱 키울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MBK파트너스에 대한 전사적인 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 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MBK에 대한 검사 결과나 판단한 것들을 회생법원에 자료로 전달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저희가 당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및 MBK파트너스 측은 김 회장의 구체적인 사재 출연 계획에 대해선 아직 검토 중이며, ABSTB 변제도 법원의 판단 이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 절차에 따라 채권을 성실하게 변제할 것"이라며 "회생 절차에 따라 카드 매입채무를 전액 상환하면 ABSTB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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