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깨고 마통 늘려 트럼프 트레이드 그리고 관망…다음 단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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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열풍이 불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요구불예금·적금을 빼거나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 미국 증시,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는 자금 이동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5대 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의 수신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기준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 포함 잔액은 587조645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597조7643억원 대비 약 1.7% 줄어든 수치로 10영업일 만에 10조1188억원이 빠진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는 대신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예금주들이 요구불예금을 10조 가까이 인출해 투자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기간 적금 잔액도 요구불예금과 비슷한 비율로 감소했다.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38조1305억원으로 지난달 말38조9176억원 대비 약 2.0%7871억원 감소했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최근 5대 은행 적금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기준 기본금리는 2.30~3.70%,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금리는 2.80~4.50% 수준이다. 적금 금리가 평균 3%대인 상황에서 예금주들이 다른 투자처로 눈길을 돌렸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8조8657억원에서 39조6179억원으로 1.9%7523억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통상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때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예금주들이 요구불예금·적금·마이너스통장 등에서 인출한 돈 가운데 상당액은 미국 증시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을 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천억7891만달러약140조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910억6587만달러약127조4천억원 대비 90억1304만달러약12조6천억원 증가했다.
국내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오르락내리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를 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50조5866억원에서 지난 6일49조8900억원로 줄어들다가 지난 14일 52조9552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를 보기 위해 미국 증시, 비트코인 등에 투자했다가, 코스피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를 위해 시장을 관망한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 뒤 가상자산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역대 최초로 9만3천달러를 돌파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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