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전세사기 빌라왕 공범 2명, 1심서 징역 7·12년 > 경제기사 | economics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277명에게 총 400억 원 규모의 전세 사기를 벌인 빌라왕 김 모 씨 사건의 공범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사기,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명의대여자 강 모 씨와 전 법무사 사무실 사무장 변 모 씨에게 각각 징역 12년,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부동산 중개보조원 조 모 씨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6일 사망해 형사소송법 328조에 의해 공소기각 결정됐다.

강 씨와 조 씨는 김 씨와 공모해 2020년 6월~2021년 1월 30일까지 159명으로부터 263억 원, 변 씨와 공모해 2022년 5월까지 137억 원의 임대차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변 씨는 단독 범행으로 2021년 12월~2022년 8월 9명으로부터 11억여 원의 임대차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강 씨와 조 씨는 김 씨 명의로 무자본 갭투자를 진행하며 리베이트를 받던 중, 김 씨가 세금 체납과 임대차 보증금 반환 불능 상태에 빠져 임대사업자로서의 역할이 어려워지자 변 씨를 새로 영입해 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2022년 10월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장기 투숙 중 사망했고, 검찰은 강 씨 등 3명만을 구속기소했다.

재판부는 "임차인에게는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는 것이 매우 큰 관심사이자, 반환을 받지 못할 위험 유무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강 씨 등이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무자본 갭투자로 인해 전체적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의 규모가 매수인 개인의 자력을 월등히 넘어선다는 점, 즉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공범이 아니라는 강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단순히 소유권이전등기 업무만 담당한 것이 아니라 범행 전체를 함께 공모했고 임대차계약과 매매계약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부동산의 숫자, 피해액 합계 등이 다른 전세 사기 사건과 비교하더라도 규모가 상당하고, 피해자들은 재산 전부 내지 대부분인 임대차 보증금을 정상적으로 돌려받지 못해 주거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받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대위변제를 받거나 부동산 경매 절차에 직접 참여해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출하거나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당수 피해자는 HUG 보증계약을 통해 보증금을 대위변제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도 대부분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을 가진 선순위 임차인으로 어느 정도 피해 회복이 가능한 구조"라며 "피해 회복이 피고인들의 노력에 따른 것이 아님은 물론이나, 양형에 있어 어느 정도 참작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도 부연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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