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민의 초상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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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중국 젊은 세대
미국인인 저자는 1990년대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소도시 푸링의 사범대에서 2년 동안 강의했다. 이후 중국 주재 잡지 기자로 일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중국 쓰촨대학에서 논픽션 강의를 맡았다. 책은 저자가 이 같은 과정을 겪으며 바라본 중국 젊은 층에 대한 기록물이다. 개혁·개방과 함께 자랐던 세대1990년대 학번와 시진핑 집권 후 10대를 보낸 시진핑 세대2020년대 학번, 이 두 세대를 저자의 시각으로 비교해보는 것이 책의 큰 줄기다.
두 세대 간 차이는 분명하다. 앞선 세대는 일상 속 규율이 삶을 통제했다. 연애는 물론이고 동성 결혼 등에 대해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2019년 저자는 시진핑 세대 제자들에게 ‘동성 결혼은 합법화돼야 하는가’ 질문을 던졌다. 결과는 찬성 79%. 저자는 자신의 옛 제자들1990년대 학번에게도 같은 질문을 건넸다. 결과는 반대 90%. 두 세대가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놨다.
반면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정치 관련 두 세대의 시각이다. 저자가 강의실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를 할 때마다 강의실은 조용했다. 잘 듣던 학생들도 고개를 떨구거나 눈길을 피했다. 마치 본인과 관련 없는 얘기라는 듯. 특히 중국 체제를 비판하는 이방인의 시선을 두고 분노 섞인 비판을 내뱉기도 했다. 일부 학생은 저자의 강의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며 비난했다. 저자는 “중국인들은 사회·경제·교육에서 그토록 많은 변화를 주도해왔는데 정치에서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몇 개의 줄기가 더 있다. 그중 하나는 저자 본인의 초등학생 쌍둥이 딸을 중국 현지 학교에 보낸 이야기다. 중국어 한마디 못하던 딸들이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을 자세히 그리며 그는 중국식 교육의 장단점을 생각한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발병한다. 미중 관계 악화로 미국 언론의 특파원들이 대부분 추방당했던 당시, 교사 신분이던 피터 헤슬러는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맡아 우한을 방문하는 등 폭넓은 취재를 벌인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는 명확한 이유 없이 대학에서 재계약을 거부당해 예정보다 빨리 2년 만에 중국 생활을 접는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5호 2024.11.20~2024.1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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