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이면 살이 쏙"…비만 치료제 위고비, 나도 써봐도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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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프링]
이슈는 스프링이다! 스프링처럼 통통 튀는 이슈를 핵심만 골라 정리해드립니다.
지난 15일 드디어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허가는 지난해 났지만, 국제적인 인기와 그에 따른 공급 물량 부족 탓에 1년 6개월 만에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입니다.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주일에 한 번 맞기만 하면 살이 쏙 빠지는 기적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기적에는 증인이 필요합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바로 그 증인입니다. 위고비를 맞아서 무려 13kg이나 살을 빼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기적이 이뤄지고 나면 사람들이 몰립니다. 위고비는 고도비만비만 지수 30 이상 또는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진 과체중비만 지수 27 이상~30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가 이뤄진 약입니다만, 기적을 목격한 사람 중 살 좀 빼겠다는 정상 체중의 성인들도 몰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일선 병원에서는 이처럼 기적을 바라는 정상 체중의 성인에게 위고비를 처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SBS 팩트체크 <사실은> 팀에서 직접 병원 3곳을 찾았는데, 1곳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해 줬습니다. 심지어 상담자는 비만 지수가 19로 저체중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별문제가 없다며 처방해 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처방이 문제가 없는 걸까요? 우선, 이렇게 식약처의 허가 사항과 다르게 처방해 주는 것을 오프라벨off-label 처방이라 불립니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허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암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의 경우 오프라벨 처방을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안전상의 위험은 어떨까요? 위고비의 가장 잘 알려진 부작용은 메스꺼움이나 구토와 같은 위장 질환입니다. 자살 충동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보건당국은 구체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난 4월 밝혔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 뉴욕 주커힐사이드병원 게오르기오스 쇼레차니티스 등 연구진이 WHO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위고비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했을 때 자살 사고 보고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한 걸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은 모두 비만이나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약사의 임상시험 등에서 보고된 것입니다. 위고비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정상 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적이 없습니다. 즉, 정상 체중의 성인이 위고비를 맞을 경우 안전한지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제라도 안전성을 검증해 보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 체중의 사람들에게 위고비를 맞게 하고 문제가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시험이나 연구는 연구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합니다. 즉, 그동안 이뤄진 적 없고 앞으로도 이뤄지기 힘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정상 체중의 성인에게도 처방해 주는 것이 맞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위고비가 출시된 다른 나라의 대응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영국에서는 이달 중순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이 직접 미용 목적으로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해 위고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보건당국의 수장까지 나서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위고비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판매되기 시작한 미국에선 지난해 말 정상 체중의 성인에게 위고비 처방을 피해야 한다는 연구 논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논문은 위고비가 거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위고비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오남용할 경우 지나친 식욕 저하를 일으킬 수 있고 먹는 것에 대한 병적인 거부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Use of glucac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in eating disorder populations2023.11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약물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심의를 거쳐 나라에서 구제하기도 하는데, 애초에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경우에는 구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우리도 제약사들로부터 분담금을 걷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인과성이 인정되면 피해 구제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제외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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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드디어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허가는 지난해 났지만, 국제적인 인기와 그에 따른 공급 물량 부족 탓에 1년 6개월 만에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입니다.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주일에 한 번 맞기만 하면 살이 쏙 빠지는 기적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기적에는 증인이 필요합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바로 그 증인입니다. 위고비를 맞아서 무려 13kg이나 살을 빼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일선 병원에서는 이처럼 기적을 바라는 정상 체중의 성인에게 위고비를 처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SBS 팩트체크 <사실은> 팀에서 직접 병원 3곳을 찾았는데, 1곳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해 줬습니다. 심지어 상담자는 비만 지수가 19로 저체중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별문제가 없다며 처방해 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처방이 문제가 없는 걸까요? 우선, 이렇게 식약처의 허가 사항과 다르게 처방해 주는 것을 오프라벨off-label 처방이라 불립니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허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암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의 경우 오프라벨 처방을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다만, 그 이후에 뉴욕 주커힐사이드병원 게오르기오스 쇼레차니티스 등 연구진이 WHO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위고비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했을 때 자살 사고 보고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한 걸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은 모두 비만이나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약사의 임상시험 등에서 보고된 것입니다. 위고비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정상 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적이 없습니다. 즉, 정상 체중의 성인이 위고비를 맞을 경우 안전한지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제라도 안전성을 검증해 보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 체중의 사람들에게 위고비를 맞게 하고 문제가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시험이나 연구는 연구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합니다. 즉, 그동안 이뤄진 적 없고 앞으로도 이뤄지기 힘든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먼저, 영국에서는 이달 중순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이 직접 미용 목적으로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해 위고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보건당국의 수장까지 나서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위고비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판매되기 시작한 미국에선 지난해 말 정상 체중의 성인에게 위고비 처방을 피해야 한다는 연구 논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논문은 위고비가 거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위고비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오남용할 경우 지나친 식욕 저하를 일으킬 수 있고 먹는 것에 대한 병적인 거부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Use of glucac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in eating disorder populations2023.11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약물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심의를 거쳐 나라에서 구제하기도 하는데, 애초에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경우에는 구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우리도 제약사들로부터 분담금을 걷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인과성이 인정되면 피해 구제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제외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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