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에 올해도 기금 돌려막기…청약통장 기금까지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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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기금·주택도시기금 등 기금·특별회계 총동원
지방에 내려보내던 교부세·금도 6.5조 집행 보류
지방에 내려보내던 교부세·금도 6.5조 집행 보류
정부가 약 30조원의 세수 결손을 막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한다. 주택청약 저축액을 재원으로 하는 주택도시기금도 활용한다.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2년째 반복되는 ‘기금 돌려막기’에 특정 목적을 위해 마련된 ‘기금’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28일 기금·특별회계 가용재원 활용, 교부세·금 배정 유보, 통상적 불용 예산 등을 동원해 세수 결손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6일 올해 국세수입이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 예산보다 29조6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재추계 했다. 지난해 56조4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결손이다.
정부는 4조원의 공공자금관리기금, 4~6조원의 외국환평형기금, 2~3조원의 주택도시기금 등 기금·특별회계 동원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세수 결손을 막기 위해 동원했던 외국환평형기금이 또 등장한 데다가 주택도시기금도 새로 등장했다.
지자체에 내려보내던 지방교부세·금은 일시적으로 배정을 유보한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세수 재추계에 다르면 9조7000억원의 교부세·금 감액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중 3조2000억원만 예정대로 교부하고 6조5000억원은 집행을 보류한다.
정부는 또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7~9조원의 불용 예산을 활용해 세수 결손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7조8000억원의 불용이 발생했다.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가용 재원을 우선 활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기금 돌려막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에도 약 20조원의 외평기금을 투입해 세수 부족분을 메웠다.
특히 ‘기금’은 특정 목적을 위해 조성한 자금인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기금 조성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년 연속 외평기금이 동원돼 외환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평기금은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를 팔고 원화를 구매해 외환시장 안정을 유도하는 기금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89원/달러로 1400원에 다가섰다. 김희재 기재부 외환자금과장은 “외평기금 자산 규모가 원화·외화를 합쳐 지난해 말 274조원이었다”며 “대응 여력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통장 납입액을 재원으로 하는 주택도시기금 활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주택청약 가입자는 줄어들고 해지자는 증가해 기금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세수 보전을 위한 동원이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김경국 기재부 예산정책과장은 “주택도시기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하는 개념으로 잠시 빌려줬다 돌려받는 돈”이라며 “2조~3조 예탁은 건전성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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