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대출규제에…서울 9억∼30억 아파트 거래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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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한도 축소로 매수세 줄어”
‘특례 대출’ 9억 이하 거래가 절반
당분간 부동산 시장 관망세 전망
입주 4년 차 대단지3045채 아파트인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전용면적 84㎡ 매매거래 건수는 올해 7월 27건에서 지난달 3건으로 급감했다. 초등학교가 가깝고 매매가격이 9억∼11억 원대인 신축이어서 거래량이 많았지만, 지난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이후 문의가 뜸해졌다. 같은 면적이 20억 원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도 거래 건수가 7월 31건에서 9월 9건으로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축소돼 매수세가 붙지 못하고 있다”며 “매도자도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어 거래가 주춤하다”고 했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9, 10월 서울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특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정점을 찍었던 7, 8월과 비교해 9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줄었다. 반면 정책성 대출을 받을 수 있는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30억 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의 비중도 소폭 늘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고된 9,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4255건 가운데 주택 가격이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인 거래 비중은 27.8%1183건로 나타났다. 직전 2개월7∼8월 33.7%5169건에서 6%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15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비중도 같은 기간 19.2%에서 15.2%로 줄었다.
반면 9억 원 이하 아파트와 30억 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늘었다. 9, 10월 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52.6%2238건로 직전 2개월 43.0%6605건 대비 9.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30억 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4.1%에서 4.4%로 증가했다.
9억 원 이하 아파트는 정책성 대출 상품인 신생아 및 생애 최초 특례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규제 영향이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30억 원 초과 아파트는 수요자가 대출 금리와 한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자산가 또는 전문직종 가구인 만큼 규제 영향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기간에 집값이 올라가 거래가 줄긴 했지만 문의는 꾸준하다”며 “간간이 상승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호가는 크게 내려가지 않는 동시에 매수세는 줄면서 매물이 쌓이는 형국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7229건으로 DSR 2단계 시행 전인 8월 31일8만545건보다 8.2% 늘었다. 매매 거래량은 7월 9024건에서 8월 6329건으로 줄어든 뒤 지난달 2890건에 그쳤다. 이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1365건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 한도가 줄어 중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될 때까지 시장은 지금과 같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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