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vs 영풍, 수조원 퍼붓고도 승자없이 1R 끝…주총까지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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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표대결 2라운드 예고
국민연금 7.8%보유 ‘캐스팅보트’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펼쳐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주식 공개매수전이 압도적 승자 없이 막을 내렸다. 수조 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도 어느 한쪽도 의결권 있는 주식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측의 지분 차이는 약 3%포인트에 불과해 당분간 장내 주식 추가 매수와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2라운드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털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 이 중 의결권을 가진 주식은 베인캐피털이 매입한 1.41%29만1272주이며 고려아연이 매입한 자사주 9.85%204만30주는 소각될 예정이다. 애초 최 회장 측이 목표로 했던 지분 최대 20%414만657주 확보는 실패했다.
의결권을 가진 주식만 따지면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14일 먼저 끝난 공개매수에서 5.34%를 확보한 영풍 측 우호 지분38.47%과의 격차가 4.48%포인트에서 3.07%포인트로 소폭 줄어든다.
어느 측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기에 양측은 우군 이탈을 막는 동시에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국민연금 설득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하고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에 대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종가 기준 직전 영업일25일 125만3000원에서 28일 130만1000원까지 올랐다. 이번 분쟁으로 고려아연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돼 어느 측이 이겨도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영풍 측은 추천 이사 14명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신규 선임 등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서를 고려아연 측에 발송했다. 현재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최 회장 측이 임시 주총 청구를 거부하면 영풍 측은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까지 몇 개월이 걸려 실제 주총 개최는 내년 초나 3월 정기 주총에 열릴 가능성도 나온다.
고려아연 측은 그 사이 자사주 12.25% 가운데 1.4%를 제3자 배정 등의 방식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결과에 대해 “주주 다수가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 측보다 주당 6만 원 더 많은 이익공개매수가 차이을 주주들에게 제공하면서 주주 환원 목표를 완수했다”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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