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잘나가는 글래드호텔 정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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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 호조에 매각 가능성↑…해외 투자자 제안 받아
6500억원 규모, 건설·화학·에너지 등 투자동력 확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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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드호텔을 운영하는 DL그룹이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는 호텔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여의도 글래드호텔여의도 전경.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DL그룹이 지난 30년간 운영해 온 호텔 사업 정리에 나섰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 실적 회복 중인 호텔 사업을 DL그룹이 매각하려고 하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국내 운영하고 있는 글래드호텔 3개메종글래드제주, 글래드코엑스, 글래드호텔여의도에 대한 매수 제안서를 받고 있다. 세 호텔의 부동산 자산을 포함한 호텔 영업권과 브랜드 등 다방면으로 매각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고 위탁운영만 맡고 있는 글래드 마포의 운영권도 매각하기로 했다.
DL그룹 계열사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적이 우상향했다. 지난해에는 연결 매출액이 1102억원으로 전년2023년 대비 5.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0.2% 오른 27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20년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지만 2023년부터 팬데믹 이전 실적을 뛰어넘었다. 최근 외국인과 기업체들의 호텔 이용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DL그룹이 잘나가는 호텔 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현재 호텔 업계가 호황인 만큼 자산가치를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호텔 사업 정리 의지를 한 차례 내비쳤다. 2021년까지 3개의 호텔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을지로, 항공우주호텔, 글래드라이브강남의 영업권과 건물을 정리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돼 호텔 시장이 어려워지자 매각을 중단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DL그룹이 불확실성이 큰 호텔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 차원에서 주력하는 건설·화학·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DL그룹은 자산을 매각하면서 사업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유동성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스턴투자운용이 6600억원에 인수한 돈의문 디타워 건물이 NH농협리츠운용에게 8953억원에 매각됐다. 해당 건물의 주요 투자자였던 DL그룹은 이 거래로 1300억원 현금을 확보했다.
투자업계가 추산한 매각 테이블에 올라온 글래드호텔의 가치는 약 6500억원 규모다. 현재 싱가포르투자청GIC,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인수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DL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외국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고 계속해서 여러 제안을 받고 있다"며 "아직까지 매각 대상, 금액 등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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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호텔 사업 효율화를 추진했던 DL그룹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업황이 호전되자 다시금 사업 정리를 꾀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제주특별자지도 메종글래드제주 전경 /우지수 기자 |
국내 호텔 사업 수익성은 증가하고 있다. 호텔 컨설팅업체 스타일로프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서울 지역 호텔 하루 평균 객실 단가는 19만7358원으로 전년2023년 동기 대비 11.5% 상승했다. 코로나19 때 40% 이하로 떨어졌던 객실점유율 경우 최근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한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 수도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래드호텔 매각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래드호텔과 비슷한 이유로 시장에 나온 호텔 매물이 많고 호텔 세 개를 묶어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투자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비상계엄·탄핵 정국이 길어진다면 관광객이 감소해 호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됐다.
현재 KT가 보유한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소피텔 앰버서더 호텔 서울 등 5개 호텔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그룹 경우 지난해 11월 기업설명회에서 L7과 시티호텔 일부를 매각해 6000억원가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호텔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성사된 거래가 많이 없었고 묶어서 매각하는 경우는 더 적었다"며 "매각에 성공하지 않더라도 실적과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평가를 좋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977년 삼호현 DL건설가 설립한 오라관광에서 파생됐다. 1981년 제주 그랜드호텔을 개관하면서 호텔 사업을 운영하다 1986년 삼호그룹과 함께 DL그룹에 편입됐다. DL그룹은 지난 2014년 호텔 브랜드 글래드를 출범해 사업을 확장했고 이후 2019년부터 호텔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경영은 지난해 선임된 현대그룹 출신 서동윤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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