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세폭탄 꺼낸 트럼프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부과" > 경제기사 | economic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율을 부과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무역 상대국에 미국이 받는 관세율과 똑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백악관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관람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내일현지시간 10일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구체적인 관세 발효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새로 발표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설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철강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한국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에 참석하기 위해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스1

외교통상가와 산업계에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철강·의약품·석유 등 광범위한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공언했던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지만 발표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연일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1기 행정부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이날베이징 현지시간 10일 0시부터 중국이 1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10~15% 추가 관세 부과를 시행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을 의식한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였던 2018년 3월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 당시 조치는 특히 중국을 겨냥했지만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한국 등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한국 등 일부 교역상대국에는 협상을 통해 철강의 경우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쿼터제수입할당량를 적용했다. 한국은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까지는 무관세로 수출하고 70%를 초과하면 25% 관세를 적용받는 것으로 협상했다. 알루미늄 10% 관세 부과는 그대로 유지됐다.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크리스 존스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이글스와의 슈퍼볼 LIX 경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발표 계획도 다시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이나 1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상호관세는 거의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는 다른 국가와 무역에서 동등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행하는 조치로 일반적으로 무역 상대국의 관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당초 10~11일 발표하기로 했던 일정이 다소 뒤로 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국가가 상호적으로 될 것"이라며 "우리가 비슷한 관세를 부과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지만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상호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호관세 부과 발표 계획을 처음 언급했을 때에 비하면 한국을 포함해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미국과 교역에서 관세 영향이 거의 없는 국가 입장에서는 다소 안도할 수 있는 언급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부과 발표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뉴스1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개편에서 또 하나의 중대한 조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특정 국가 및 산업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관세 위협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미국의 가자지구 소유 및 개발 구상과 관련해선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가자지구의 토지 구역을 중동의 다른 국가에 줄 수 있다"며 "가자지구를 매입해 미국이 소유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을 돌보고 그들이 살해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개별 사례 검토를 통해 팔레스타인 난민을 미국으로 입국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만나겠다"며 중동 국가들이 자신과 대화한 뒤엔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를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이 인종청소를 촉발할 수 있다며 연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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