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보니 쉬는 게 낫겠어요"…이러며 1년 쉬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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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청년 비중 역대 최대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다. 택배, 이삿짐, 배달, 주차 안내 일도 했다. 다시 제대로 취직하려고 알아보니 최저임금인데도 관련 경력을 요구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좀 허탈하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투자하면서 쉬고 있다.”29세 이모씨
최근 노동시장에 불안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청년 고용률은 46.1%로 2000년 이후 역대 3위로 높은 반면 ‘쉬었음’ 청년이 꾸준히 늘고 있는 현상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취업이나 진학 준비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다쉬었음고 응답한 청년 숫자는 지난해 42만1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44만8000명 이후 꾸준히 줄다 다시 증가세다. 전체 청년 중 ‘쉬었음’이라고 대답한 비중은 5.2%로 역대 최대치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가장 유의 깊게 보고 있는 통계 중 하나는 쉬었음 청년의 ‘학력’이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 중 고졸 이하 비중은 57.6%로 대졸 이상42.4%보다 15%포인트 높았다.
고졸 이하 쉬었음 청년이 많은 건 ‘약한 고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대졸자가 노동시장에서 먼저 소화되지 못하면서 고졸 일자리로 내려와 고졸 이하 청년 취업자를 밀어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쉬었음 기간’이 길어지는 게 문제라고 우려한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고졸 이하 청년은 아무래도 인적·사회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쉬었음이 장기화되면 대졸보다도 탈출하기 힘들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정책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간은 11.5개월로 1년 가까이로 길어졌다. 전년 대비 1.1개월 늘었다. 1년 동안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도 절반 이상53.4%이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장기화할수록 재취업은 당연히 어려워진다. 청년 장기 니트족이나 구직 단념자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부분은 지금 쉬고 있는 청년층 대부분이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점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쉬었다고 답한 청년 중 73.6%가 직장 경험이 있었다. 문성욱 용산철도고등학교 산학협력부장은 “일부 졸업생들이 취업 후 업무 환경에 대한 불만족으로 퇴사하고, 이후 군 복무를 마친 뒤 경력 단절로 인해 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졸업생들이 퇴사하는 주된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와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족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년들이 꼽은 쉬고 있는 이유 1위도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서30.8%였다.
현장에서 학생을 접하는 전문가들은 결국 제대로 된 ‘일 경험’만이 해법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백해룡 용산철도고 교장은 “오히려 AI 시대에 유망한 정비사 자리는 많은데 학생 모두가 기관사가 되고 싶어 한다. 막연하게 ‘멋진 이미지’ 때문”이라며 “실제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과정과 교육 현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동헌 아산스마트팩토리마이스터고 교장은 “고등학교도 늦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을 탐색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구현경 고용부 청년고용기획 과장은 “유럽연합EU 청년고용 대책을 모델로 삼아 한국형 ‘청년보장제유스 개런티·Youth Guarantee’를 시행해 청년의 실직이나 졸업 발생 직후 4개월 이내에 빠르게 개입해 ‘쉬었음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연주·임성빈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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