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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공족 눈치 안 봐도 된다고?…커피도 공짜, 취준생 대접 받는 이곳[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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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24-08-0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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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방학인데 붐비는 신촌 사람인 카페
취준생은 커피, 공간 이용 공짜
노래 작게 틀고 냉방도 이원화...취준생 배려 가득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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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의 연세로에 자리잡은 사람인 카페. 유플렉스 건너편에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취업준비생들의 보금자리로 꼽히는 곳답게 서울 신촌의 사람인 카페 2층은 보통의 카페라면 크게 틀었어야 할 노래가 들릴 듯 말듯 작게 들렸다. 3층은 아예 노래를 틀지 않았다. 좌석은 도서관처럼 앞과 양옆에 칸막이가 쳐졌고, 칸마다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게 콘센트가 있었다. 취준생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용객들이 책 속에 들어갈 듯 상체를 잔뜩 숙이고 정신없이 공부하고 있었다.

1일 사람인 카페의 2~4층 좌석은 거의 다 차 있었다. 이날은 방학이고 계절학기도 끝나 이용객이 적은 편이다. 대학의 시험기간이자 기업들의 상하반기 채용시즌인 4~5월과 9~10월이면 카페의 전체 좌석은 120여석이지만 하루에 250명 넘게 방문한다고 한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을 안하는데도 카페가 운영된 400여일 동안 누적 이용객은 4만5000명을 넘었다.


채용플랫폼 사람인은 지난해 초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가 가깝고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인접한 연세로의 한가운데 사람인 카페를 열었다. 유플렉스와 신촌의 명물인 빨간잠만경의 대각선 명물거리 위치다. 봄이면 창 너머 꽃이 흐드러진 연세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벚꽃명소다.

대학생과 취준생은 간단한 인증을 하면 공간 이용과 음료 한잔이 전부 무료다. 무료커피라고 가루나 캡슐 커피를 대접하는 게 아니라 이탈리아 고급 달라꼬르떼 머신으로 뽑아낸다. 바리스타도 상주한다.

커피 외에도 카페 이곳저곳에 대학생과 취준생을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여름에는 같은 냉방 세기에도 춥다, 덥다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어 2층은 일반 냉방, 3층은 약弱 냉방을 한다.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덕에, 의도치 않게 신촌에서 화장실이 제일 깨끗한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전까지 취준생들은 연세로를 거닐다 화장실이 급하면 유플렉스를 찾았는데, 이제 사람인 카페로 온다고 한다.

4층 테라스는 날씨가 좋으면 천장을 개방한다. 테라스는 공부에 지친 대학생과 취준생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설계 덕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사진 명소로도 꼽힌다고 한다. 같은 층에는 토스와 에코프로가 조성한 스터디룸도 있다. 룸에는 두 회사가 신입사원들에게 증정하는 후드티, 굿즈 등이 진열돼 있다. 해당 룸은 그룹 스터디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로 만나고픈 기업과 취준생의 오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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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사람인 카페에서 키움증권 신입사원 공개채용 설명회가 열린 모습.
카페에는 기업의 채용 설명회와 현직자들의 커리어 세미나, 기업 인사 담당자와 만나는 커피챗도 수시로 열린다. 지난해에는 국내 유망 IT기업들의 현직 마케터들을 초청한 마케터 밋업 프로그램이 열렸고, 채팅형 커뮤니티인 사람인 커리어챗에 취준생들이 채용담당자를 만나고 싶다고 등록한 기업들과의 일대일 간담회도 열렸다. 지난달에는 뷰티업계 로레알과 시세이도의 채용담당자와 실무자들이 카페를 방문해 기업을 소개하고 구직자들과 회의실, 테라스 등에서 간담회를 했다.

채용 트렌드가 수시채용으로 바뀌며 기업들도 취준생들을 만나고, 맞춤형 인재를 먼저 찾아가는 추세다. 사람인 카페에 취준생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 카페가 채용 설명회, 간담회 맛집으로 소문이 났고, 행사를 기획하자고 사람인 측에 먼저 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신촌은 높은 임대료 부담에 공실률이 점차 높아지는 지역이다. 사람인도 임대료와 카페 운영비 부담이 작지 않지만 취준생과 기업을 연결하는 사회공헌사업 차원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채용플랫폼 중 사람인의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딩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인 카페 관계자는 "임대료, 운영비를 손실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카페 운영 시간과 기업 행사를 열었을 때 취준생들이 다가와 고맙다고 얘기하면 힘이 난다. 앞으로도 어떡하면 취준생들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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