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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쇼크·AI 거품론…추락하는 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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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4회 작성일 24-08-0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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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실업률 4.3%, 3년 만에 최고… 빅테크 부진에 침체 공포 확산

그래픽=박상훈

그래픽=박상훈

미국 고용 쇼크와 AI인공지능 주가 거품론이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로 번지면서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금리 인하 실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1일 2.3% 급락한 데 이어 2일에도 2.4% 떨어진 1만6776.16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역대 최고치1만8647.45에서 3주 만에 10%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나 홀로 호황’을 누려왔던 미국 경제의 침체 신호가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됐다. 2일 발표된 7월 미국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은 11만4000명으로 직전 12개월 평균21만5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업률4.3%도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형편없는lousy 고용 보고서”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이제 인플레이션이 아닌 고용시장을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증시 랠리를 이끌어온 빅테크·AI 기업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한 후 투자자의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3년여간 고금리 기간에는 미국 경제지표의 악화가 오히려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연준이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현재 상황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낮춰야 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들연준이 실수했다. 금리를 몇 달 전에 내렸어야 했다”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그래픽=박상훈

기준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진화했다는 승리 선언이어야 하는데, 경기 침체 우려로 서둘러 내몰려야 하는 모습이 더 부각돼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경제 침체 우려에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로 옮겨갔다. 골드만삭스와 시티은행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9월 18일로 예정된 다음 FOMC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big cut’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 잭 리더는 “소상공인, 저소득 소비자 등 금리 민감 계층이 고통받고 있다”며 “연준은 적어도 9월에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했다.

◇”7월에 내렸어야” 금리 인하 실기론

연준의 금리 인하 실기론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제조업 경기 수축 경고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 지적이 나왔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달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에 못 미쳤고, 지난해 11월46.7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PMI는 매달 400개 이상 기업의 구매·공급 관련 임원에게 경기 상황 및 전망을 물어 산출한다. 제조업 PMI가 기준치 50 아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미국 금융 정보업체 바이털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전략가는 “제조업 PMI가 예상치보다 떨어진 것은 경제 성장 여건이 냉각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며 “연준이 7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간 연준에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했던 대표적인 인물은 2018년까지 10년 간 ‘연준의 2인자’였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다. ‘매파통화 긴축론자’로 분류되던 더들리는 자신이 태도를 바꾼 이유를 “경기 침체 신호 중 하나인 ‘삼 법칙Sahm Rule’에 따른 경고등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 법칙은 실업률 3개월 평균이 직전 12개월의 저점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들리는 6월 ‘삼 법칙 불황 지표’가 0.43%포인트이기 때문에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연준은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이번 미국 고용 보고서가 나왔고, 삼 지표는 0.53%포인트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사 “9월 빅컷” 전망

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금리 인하 시기가 아닌 금리 인하 폭으로 바뀌었다. “연준이 하드 랜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월스트리트저널는 평가가 나올 만큼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도 기존 궤도를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요 금융사들은 연준이 9월부터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는 이른바 ‘빅컷’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시티는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직후 “향후 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이려 할 가능성이 커 올해 실업률이 5% 이상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연준이 9월과 11월 FOMC에서 각각 0.5%포인트씩, 12월 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연준이 올해 2번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가, 고용 보고서가 나온 이후 3회로 전망을 수정했다.

다만 4일 연준의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22%로 낮게 보고 있다. 나머지 78%는 여전히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삼 법칙Sahm Rule

201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삼 박사가 개발한 경기 침체 분석 기법. 1950년대 이후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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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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