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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도 났냐","하루만에 월급 날아갔다"…개미들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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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4-08-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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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도체 산업이 살아난다고 해서 지난주에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했는데…”

개미 투자자들에겐 ‘악몽의 월요일’이었다. 코스피가 하루 동안 200포인트 넘게 빠진 5일,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오늘 하루에만 16% 마이너스-가 났다”며 “하루도 안 돼 한 달 치 월급이 날아가니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허탈해했다. 가상화폐에 주로 투자해 온 30대 직장인 이모30씨도 “다 작살났다.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의 35%를 날렸다”며 “최고점 대비 수입 외제차 한 대금액가 날라갔다”고 한탄했다.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중점적으로 목돈을 넣어 온 A씨31 역시 “며칠 전부터 하루 종일 증권사 앱애플리케이션에서 5% 이상 떨어졌다는 알림과 하한가 알림이 쉴 새 없이 오고 있다. 심란해서 일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앱을 안 보려고 하는데도 계속 화면을 보게 돼, 증권사 앱을 지울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각종 주식 커뮤니티에선 “전쟁이라도 났냐” “IMF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한바탕 소동이 이어졌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선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한 지난 2일부턴 “오늘부터 주식 투자자들은 절약하기 위해 배달 앱을 삭제하고, 에어컨을 꺼야 한다”는 등 자조섞인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77% 내린 2441.55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2008년 10월 이후 최대의 낙폭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은 1997조원으로, 하루 동안 시가총액 약 192조원 어치가 증발하면서 2000조원 선 역시 깨졌다. 코스닥 역시 691.28로 2020년 3월 코로나19 유행 시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각각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선물이 5% 이상 오르거나 떨어지면,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코스닥이 전장보다 8% 이상 떨어지면 발동한다.

증시가 폭락한 건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그간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쏟아진 투심이 식은 탓이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미국 비농업 고용 건수가 11만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한참 하회한 데다가, 미국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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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권가에선 낙폭이 과다하다는 경계가 나온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실제로 미국 경기가 침체로 갈 조짐은 없다고 본다. 지금 상황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서 빠진 것”이라면서도 “코스피는 연말까지 전고점을 뚫는 건 만만치 않고, 당분간 박스권에서 왔다 갔다 할 것 같다”고 했다.

심 본부장은 “과거에도 미국 대선 3개월 전부터 주가 변동성이 컸다. 한국도 대미 흑자가 많은데, 미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니 11월 중순까진 주가가 크게 올라가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어 “증시에서 AI 테마는 지속되겠지만 강도는 약해질 것”이라며 “빅테크를 대신할 차기 주도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일본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예고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저렴한 엔화로 산 해외 자산을 되파는 현상’가 청산된 것 역시 주가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김 대표는 “빅테크 랠리가 끝났다면 반도체도 더 버틸 순 없겠지만 AI 열풍이 끝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8월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지 여부가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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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김한솔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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