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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또 랜딩기어 문제로 회항…이틀새 6만8000건 예약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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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12-3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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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사고 기종 전수조사 착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다음날인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서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돼 회항했다. / 고운호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다음날인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서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돼 회항했다. / 고운호 기자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인 30일 제주항공의 동일 기종 여객기에서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랜딩기어는 전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부품이다. 일부 승객은 이날 결국 탑승을 포기하기도 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의 정비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승객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빡빡한 운항 속 잦은 기체 이상

이날 제주항공에 따르면,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7C101편에서 랜딩기어 이상이 발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6시 57분쯤 조종사 모니터에 랜딩기어 이상 신호가 떴고, 기장이 지상 통제센터와 교신해 다시 계기를 조작했더니 정상 작동 됐다”며 “하지만 기장이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김포공항으로 회항했고 착륙할 때는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대체 편을 준비했지만 불안감을 느낀 승객 21명은 재탑승을 포기했다. 이날 회항한 항공기는 전날 사고기와 동일한 미국 보잉사의 B737-800으로, 제주항공은 총 41대 가운데 39대여객기 37대, 화물기 2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한 29일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취소된 제주항공의 예약 건수만 약 6만8000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국제선3만4000여 건 취소뿐 아니라 국내선3만3000여 건 취소도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주항공의 빡빡한 운항 스케줄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기의 경우, 지난 27일부터 48시간 동안 총 13차례나 비행한 뒤 또다시 취항에 나섰다가 이번 사고가 났다. ‘엔진이 식을 틈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30일 제주항공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항공기 1대의 평균 가동 시간은 418시간이었다. 대한항공355시간이나 아시아나항공335시간 같은 대형 항공사뿐 아니라 티웨이항공386시간, 진에어371시간, 에어부산340시간 등 다른 LCC와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안전성을 평가할때 기령항공기 사용 연수보다 중요한 것이 얼마나 정비를 잘하면서 관리했느냐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잦은 이착륙을 해 기체 피로도가 높아지고, 공항에 1시간 남짓 체류하면 정비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송경훈 경영지원본부장은 “도착 후 다음 출발 전까지 실시하는 점검은 육안으로 동체에 문제가 있는지 보고, 계기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점검을 해서 문제가 발견되면 그때 정비를 한다”고 했다. 또 잦은 운항에 대해선 “미주, 유럽 등 긴 노선을 가는 비행기에 비해 이착륙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는 있다”며 “기체 피로도와 관련이 있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행정처분도 최다… 국토부 “긴급 점검”

제주항공의 항공안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0년 이후 올 8월까지 국내 항공사 가운데 과징금과 운항 정지 등 최다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운항 및 정비 규정 위반으로 11일의 운항 정지 처분을 받았고, 2022년에도 운항 규정 위반과 위험물 운송으로 각각 7일과 20일의 운항 정지가 내려졌다. 해당 기간 제주항공의 운항 정지는 4건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납부한 과징금도 23억2800만원으로 대형 항공사와 LCC를 통틀어 제주항공이 가장 많았다.

제주항공 임직원들 사이에선 잦은 운항 스케줄 대비 정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고 있다. 임직원이 본인의 회사 이메일을 인증한 뒤 글을 쓰는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비 비용 아끼느라 1년에 공중에서 엔진 4번 꺼짐. 타 항공사에서는 그룹 역사 전체적으로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중대 사고”라는 글과 함께, 대외비인 내부 사고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다른 직원은 “항공기 정비를 할 때 오래된 중고 부품을 가져오고, 정비사 등 현장직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근무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기이자 제주항공이 가장 많이 보유한 기종인 B737-800에 대해 전수 특별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총 101대가 운영 중으로 제주항공을 비롯해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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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김민기 기자 ssa05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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