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큐텐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를 붙인 우산을 쓴 채 시위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드디어 티메프 탈출입니다. 방금 환불됐다고 메시지 들어왔네요. 여러분도 곧 환불금 들어올 거예요."
티몬·위메프의 대금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속속 환불을 받고 있다. 휴가 계획이 취소되며 속앓이를 했던 여행, 숙박, 항공권 상품 구매 소비자들도 속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다만 여행 관련 상품 환불의 경우 토스페이, 카카오페이 등 페이사들을 중심으로 먼저 이뤄지면서 카드사와 PG사들의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사들을 중심으로 티메프 피해자들에 대한 환불 조치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토스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결제한 소비자들의 환불 완료 인증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환불을 받은 소비자들 중에는 숙박, 항공권 등 여행 상품을 예약한 사람들도 다수 포함됐다. 해당 사례도 모두 토스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페이사를 통해 결제한 경우였다.
카카오페이 머니로 티몬에서 결제했다는 한 소비자는 "드디어 숙소 예약했던 것이 환불됐다"며 "7월 7일에 예약하고 28일에 카카오페이 환불 요청을 했는데 이제 처리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토스페이로 티몬의 워터파크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도 "7월 23일에 환불 요청한 워터파크 티켓을 드디어 환불받았다"며 "페이 결제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며 안도했다.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으로부터 티메프 환불을 받은 소비자들의 환불인증.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다만 신용카드로 결제해 카드사와 PG사 등을 통해 환불 절차를 밟고 있는 여행 소비자들은 대다수가 아직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몬에서 카드 결제로 여행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카드사에 전화하면 상담사들도 모른다며 기다리라고만 하는 상황"이라며 "되도록 이커머스 결제에서 카드는 이용하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여행 상품의 경우 일반 물품 구매분보다 환불 처리가 더디게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상품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가 물품 배송정보를 PG사 등에 전달하면서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상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 티켓 등 일부 여행 상품들은 구매 시 상품권과 같이 핀 번호가 부여돼 거래가 된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전액 환불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소비자는 "상품을 이용하지 못했는데 환불해 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순차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확답은 어렵다는 말만 계속해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카드사·PG사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여행 상품보다는 일차적으로 일반 상품에 대한 환불을 우선적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반 패키지 여행 상품의 경우에는 핀 번호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환불이 지연되고 있는 여행 상품은 민속촌, 테마파크 등 시설 이용권이나 레저 이용권이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2일 현재까지의 티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규모를 2745억 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이후 6~7월 거래분을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는 3배 이상 불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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