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퀸 우대하는 美 대학, 인재 나올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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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효율부 이끌 머스크·라마스와미, 美 인재 정책 작심 비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겸 X옛 트위터 소유주가 지난 10월 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폴섬에서 열린 아메리카 팩 타운홀에서 연설하면서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5일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미국에는 재능이 뛰어나면서 의욕이 넘치는 엔지니어가 너무 적다”고 썼다. 앞서 한 이용자가 던진 ‘왜 미국인의 기회를 외국인에게 주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처럼 답한 것이다. 머스크는 “물론 나와 내 회사는 미국인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엄청나게 고통스럽고 느린 취업 비자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미국엔 훌륭한 엔지니어가 매우 부족하다”고 했다.
바이오 기업 창업 경험이 있는 라마스와미는 한발 더 나갔다. 이튿날 “최고의 기술 기업들이 ‘토종 미국인’ 대신 외국 출신 또는 이민 2세대를 고용하는 이유는 미국인의 낮은 IQ 때문이 아니라 문화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문화는 너무 오랫동안 탁월함보다 평범함을 중시해왔다”며 “수학 올림피아드 챔피언보다 프롬퀸미 고등학교 졸업 파티의 최고 인기 여학생을, 졸업생 대표보다 운동선수를 칭찬하는 문화에선 최고의 엔지니어가 탄생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차기 트럼프 백악관에서 과학기술정책실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을 맡게 될 스리람 크리슈난의 주장이 도화선이 됐다. 크리슈난은 인재 확보를 위해 고급 두뇌들의 영주권 발급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인재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은 엔지니어 중 절반 가까이를 해외 출신으로 채운다. 어린 나이부터 수학과 과학 교육을 중시하고 학생들을 치열한 경쟁에 몰아넣는 인도·중국 등 아시아권 이민자가 대다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한 인도계 엔지니어는 “인도의 MIT라 불리는 ‘인도 공과대학교IIT’는 입학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이지만, 그중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은 학생만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한다”며 “그런 선수들을 설렁설렁 대학 졸업장을 딴 미국 엔지니어가 이기기는 어렵다”고 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아빈느 크리슈나 IBM CEO 등이 IIT 출신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열망하는 ‘아시아식 교육열’을 부정적으로 보는 미국의 사회 분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라마스와미는 “나는 ‘특정 TV쇼가 아이를 평범하게 만든다’며 TV 시청을 제한하는 이민자 부모들을 아는데, 그들의 아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졸업생이 됐다”며 “하지만 미국 대부분의 부모는 그런 이민자 부모를 부정적으로 보고, 미국 아이들은 이민자 아이들을 경멸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은 대입 과정에 스포츠 등 특기와 대외 활동을 중요하게 보기도 하고, 학교에선 공부에만 올인하는 학생을 ‘재미없는 아이들’이라며 조롱하는 경향이 있다. 라마스와미는 “이처럼 평범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우리는 중국에 엉덩이를 걷어차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공계 일자리가 몰린 STEM 직종의 미국 출신 인력 비율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비영리기관 미국이민위원회가 2022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STEM 직업을 가진 미국 출신 비율은 83.6%이었지만, 2019년 76.9%까지 감소했다. 이해 외국 출신 STEM 직업 종사자 249만8000명의 출신 국가를 보면 인도28.9%, 중국10.9%, 멕시코4.8%, 베트남4.0%, 필리핀3.5%, 한국2.6% 순으로 많았다. 미국이민위원회는 “이민 근로자의 중요성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외국 출신의 인력이 미국 출신 인력보다 학업 성취율도 높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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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aurora@chosun.com 장형태 기자 sha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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