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재고 많아 할인폭 커져
유통업계 대대적 역시즌 행사 진행
폭염에도 밍크 제품 4200세트 팔려
패션 외 난방가전도 판매량 높아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겨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할인 행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역시즌 상품은 지난겨울 재고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즌 상품과는 달리 계절이 바뀌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한계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아웃렛 등 오프라인 쇼핑 채널을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 홈쇼핑 등 각 채널이 대대적으로 역시즌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품목은 대부분 코트, 패딩 등 겨울철 의류 상품이다. 정가 대비 최대 80∼90%대까지 할인하는 곳도 있다.
● 한여름에 패딩·코트 할인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역시즌 골프 특가 상품전’을 연다. ‘핑’ ‘아디다스골프’ ‘맥케이슨’ ‘던롭’ 등 골프 브랜드의 패딩 및 재킷을 30∼7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잠실 에비뉴엘에서는 31일 디자이너 브랜드 ‘채뉴욕’의 역시즌 행사를 진행해 캐시미어 코트와 에코 퍼, 울 재킷 등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7월 압구정본점을 시작으로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에서 ‘린디’ ‘마비나’ ‘성진모피’ 등의 겨울시즌 상품을 최대 60% 할인해 미리 선보이는 프리오더 팝업 행사를 순차 진행 중이다. 목동점에서는 다음 달 19∼22일 ‘진도’ ‘근화’ 등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역시즌 연합전이 진행된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 광교점은 30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모피의류 브랜드 ‘지오바니’ 할인 행사에서 고가의 세이블 모피 제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대전 타임월드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2023년 겨울 에어히트Ⅱ 다운 코트’ 5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LF는 자사몰에서 19일부터 역시즌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스포츠, 명품, 키즈 등을 최대 87% 할인 판매한다. 다음 달 5일까지 플리스 제품과 구스다운, 덕다운 등 보온성이 뛰어난 의류를 큐레이션한 ‘한여름의 윈터 세일’을 마련한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육아 플랫폼 ‘키디키디’는 다음 달 1∼4일 ‘클리어런스 세일’을 연다. ‘뉴발란스키즈’ ‘스파오키즈’ 및 ‘무누’ ‘두두앤솜’ 등 아동 브랜드를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여름 상품뿐만 아니라 외투 등 가을, 겨울 상품군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역시즌 행사는 소비자로서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계기일 뿐만 아니라 기업으로서도 시즌 신상품이 나오기 전 쌓인 재고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작년 겨울에 재고가 많이 쌓여 올해 할인 행사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이 평년에 비해 덜 추웠기 때문에 재고가 많이 쌓여 올해는 역시즌 상품 할인 폭이 더 넓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폭염에도 밍크 제품 10억 원 판매액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LF몰에 따르면 6, 7월 ‘역시즌’ 키워드의 월평균 검색량이 5월 대비 약 4.5배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달 18일 ‘유로컬렉션’ 방송에서 밍크 품목 무스탕, 베스트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1시간 만에 주문 수량이 4200세트를 넘겨 주문 금액이 16억 원에 이르렀다. 현대홈쇼핑은 호응에 힘입어 다음 달 6일 오전에는 ‘리오벨’의 무스탕 상품을, 7일 오전에는 ‘고비’의 캐시미어 제품을 판매한다.
GS샵은 올해 평년보다 한 달 앞선 5월 말부터 역시즌 제품의 판매를 시작했는데, 5월 25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역시즌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7% 올랐다. 전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던 27일 방송에서도 ‘SJ와니’의 핸드메이드 하프코트, ‘앤니튜드’의 니트 보머 재킷 등 이날 소개한 역시즌 아이템 총 7종이 1만4000벌 판매됐다.
패션 상품 외 난방가전도 역시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마켓에 따르면 이달 16∼29일 라디에이터와 발난로 제품은 전월 동기 대비 각각 221%, 526% 올랐다. 지마켓 관계자는 “할인 행사를 따로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여름철엔 난방제품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보니 판매량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