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영배 큐텐 2조 가치였지만…지금은 휴지 조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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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대금 지급 불능 사태를 초래한 티몬·위메프가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가운데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는 소비자와 소상공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큐텐 지분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당 5만원대 중반의 가치로 거래된 이력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구 대표의 지분 가치는 2조원을 넘는다. 이를 근거로 큐텐만으로 티몬·위메프 사태 수습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는 몸값이 부풀려졌을 때 책정된 금액인 데다 시장 신뢰를 잃은 현재 큐텐 주식은 휴지 조각에 가깝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의 평가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큐텐의 기업 가치는 NHN이 2016년 190억원에 매입한 티몬 주식 1.28%를 2023년 3월 큐텐 주식 0.4%보통주 기준와 교환하면서 책정된 것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이 거래를 바탕으로 구 대표가 보유한 큐텐 주식 가치를 평가하면 2조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는 티몬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을 때 매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이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IB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티몬·위메프 사태로 큐텐 그룹 자체가 시장 신뢰를 잃은 터라 향후 경영권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큐텐, 티몬·위메프 인수 전 이미 4000억대 손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하기 전인 2021년 말 기준 누적 손실이 4000억원을 넘어선 상태였다. 국민일보가 확보한 큐텐 재무제표를 보면 이 회사는 본사 소재지인 싱가포르 당국에 2021년 매출액 3억3602만 싱가포르달러약 3461억원, 세전 영업손실 2억2220만 싱가포르달러2288억원를 기록했다고 신고했다. 이 회사는 2019년766억원과 2020년1175억원에도 1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이 2019년 1176억원에서 2021년 3461억원으로 뛰기는 했지만 영업손실도 3배766억→2288억원로 불어났다. 큐텐은 수년째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2021년 말 4309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실적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흐름상 손실 규모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 대표의 대응은 피해 복구를 위해 큐텐 지분을 활용하겠다는 등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9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그는 “큐텐이 보유한 해외 자금을 끌어오겠다”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잡아 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큐텐 지분을 인수하려는 사람이 없으면 구 대표의 주식은 무용지물이 된다. 구 대표가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현재 동원할 수 있다고 밝힌 자금 800억원은 지난 5월 말 기준 티몬·위메프 소상공인 미정산액2100억원의 절반도 안 된다.
‘나스닥 상장 추진’ 큐익스프레스와는 선 그어
현재까지 구 대표는 오는 10월 몸값 10억 달러약 1조3843억원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큐익스프레스 주식지분율 29.4%을 내놓겠다는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 입장문에 큐익스프레스 관련 언급은 일절 담지 않았고 30일 정무위 질의에서도 큐텐 지분과 그룹 내 가용 현금, 사재 등만을 내놓겠다고 말했을 뿐 큐익스프레스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티몬·위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 직후인 지난 27일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를 사임하고 “이 회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꼬리를 자르고 큐익스프레스만 살리겠다는 무책임한 태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구 대표가 고객과 소상공인 피해를 조금이나마 더 보상하기 위해서는 큐익스프레스 주식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가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고 가정하더라도 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큐텐 그룹에서 그나마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큐익스프레스 주식을 내놓지 않는 한 사태 수습에 진정성을 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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