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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두산에너빌 주주 반발…外人·국민연금 표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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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4-07-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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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캣’의 모회사가 바뀌었다...두산의 큰 그림? [스페셜리포트]


앞으로 관건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과 주식 교환 안건 통과 여부, 회사별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다. 투심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어 주총 결의, 주식매수청구 등 후속 절차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두산그룹은 분할합병 성공을 위해 앞으로 두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첫째, 주총 통과다.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수 3분의 1 이상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반대가 변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기타주주가 결집해 반대할 경우 주총 통과가 무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서는 연결 손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가 분할돼 나가는 것”이라며 “원전 시장에 대한 기대감 등이 지속되면서 주가가 매수청구가인 2만890원 위에서 유지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외국인 투자자 표심이 복병이다. 현재 두산밥캣 대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로 지분 46%를 갖고 있다. 이외 외국인 투자자가 약 39%, 국민연금이 7% 정도 보유 중이다. 결국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가 이번 분할합병 정당성을 인정하는지에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다.

주총 문턱을 넘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지켜봐야 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분할 등 주총 특별결의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 측에 보유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되사달라고 청구하는 권리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상법에서 보장한 권리다. 주총 문턱을 넘고도 예상을 웃도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합병을 포기했던 사례가 적지 않다. 두산그룹은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주식매수청구 규모 상한을 각각 6000억원, 5000억원으로, 밥캣은 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매수청구 규모가 이를 웃돌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무위로 돌아간다.

결국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가늠되고 지배구조 개편 향방이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반발과 불확실성 확대로 분할합병 대상 기업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주가는 매수청구가격을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아직은 매수청구권을 적극 행사할 유인은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변수는 두산에너빌 주주 반발…外人·국민연금 표심 촉각


두산, 잇따른 사업 재편으로 변신

소비재 → 중후장대 → 첨단제조업 전환

두산그룹은 잇따른 논란을 딛고 사업 재편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두산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포목상으로 출발해 맥주, 유통 등 소비재 기업으로 변신한 데 이어 중공업, 기계 중심의 B2B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다. 이번 사업 재편은 크게 보면 세 번째 변신이다.

두산그룹의 시초는 박승직 창업주가 1896년 서울 종로4가에 연 포목점 ‘박승직상점’이다. 1950년대 들어 무역업을 시작했고 1952년 동양맥주현 오비맥주를 세워 유통 사업에 나섰다.

그러다 2001년 오비맥주를 네덜란드 투자 기업 홉스에 매각한 이후 한국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 대우종합기계현 HD현대인프라코어,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을 인수해 중후장대그룹으로 체질을 바꿨다. 2007년에는 미국 건설기계 기업 밥캣현 두산밥캣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더 넓혔다.

하지만 변신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문재인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고, 건설 경기 부진으로 두산건설도 자금난에 직면했다.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 매각을 필두로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두산모트롤BG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떠나보내며 자구안에 속도를 냈다. 2022년 2월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긴급 운영자금 3조원을 조기 상환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23개월 만에 비로소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났다. 어쩔 수 없이 그룹 규모는 쪼그라들었지만 원전, 신재생에너지 수주가 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분위기가 되살아난 점이 호재였다. 두산밥캣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또다시 로봇 중심의 첨단제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두산그룹 사업 구조는 크게 3대 축으로 바뀐다. 로봇, 기계 등 ‘스마트머신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원자력발전·수소 사업 등 ‘클린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 반도체·첨단소재두산테스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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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까. 당장 두산로보틱스가 핵심 역할을 도맡을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 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4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다만 아직 수익 창출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30억원,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매출 9조원 수준인 두산밥캣을 흡수합병하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두산로보틱스가 수익성을 높일 때까지 투자 재원 확보 부담도 덜 수 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100% 자회사로 두면서 두산밥캣이 북미, 유럽 등에 걸쳐 보유한 네트워크, 파이낸싱 역량, 경영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기준 16곳인 북미 판매법인을 2027년까지 6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경쟁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주요 협동 로봇 업체들이 올해 북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도 부진을 겪은 이유가 현지 판매법인 인력과 딜러망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의 판매법인과 딜러망을 직접 공유하면 보다 공격적인 판매 채널 확대가 가능해진다. 두산밥캣 딜러망을 활용해 애프터서비스AS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업력을 높이는 식이다. 또 두산밥캣의 공장 15곳은 신규 제품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산밥캣 고객사에 협동 로봇, 솔루션 등 두산로보틱스 제품을 공급할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한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로보틱스는 향후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북미 로봇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두산밥캣의 북미·유럽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두산밥캣 입장에서는 향후 두산로보틱스의 기술로 건설장비 무인화 등을 추진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두산밥캣 공장 15곳 중 10곳이 인건비가 높은 유럽과 북미에 위치한 만큼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경민·배준희·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9호 2024.07.24~2024.07.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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