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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큐텐 팔아 사태 수습하겠다는 구영배, 2조 가치는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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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4-07-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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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 큐텐


판매 대금 지급 불능 사태를 초래한 티몬·위메프가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가운데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는 소비자와 소상공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큐텐 지분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주당 5만원대 중반의 가치로 거래된 이력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구 대표의 지분 가치는 2조원을 넘는다. 이를 근거로 큐텐만으로 티몬·위메프 사태 수습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는 몸값이 부풀려졌을 때 책정된 금액인 데다 시장 신뢰를 잃은 현재 큐텐 주식은 휴지 조각에 가깝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의 평가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큐텐의 기업 가치는 NHN이 2016년 190억원에 매입했던 티몬 주식 1.28%를 2023년 3월 큐텐 주식 0.4%보통주 기준와 교환하면서 책정된 것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이 거래를 바탕으로 구 대표가 보유한 큐텐 주식 가치를 평가하면 2조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는 NHN이 티몬 기업 가치가 고평가돼 있을 때 매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이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IB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티몬·위메프 사태로 큐텐 그룹 자체가 시장 신뢰를 잃은 터라 향후 경영권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큐텐은 이미 누적 손실이 마이너스- 4000억원을 초과하는 좀비 기업이다. 국민일보가 확보한 큐텐 재무제표를 보면 이 회사는 본사 소재지인 싱가포르 당국에 2021년 매출액 3461억원싱가포르 달러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 세전 영업이익 -2288억원을 기록했다고 신고했다. 이 회사는 2019년766억원과 2020년1175억원에도 1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기간 매출액2019년 1176억원→2021년 3461억원이 뛰기는 했지만, 영업손실766억→2288억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수년째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2021년 말 기준 이 회사는 4309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실적을 아직 보고하지 않고 있지만, 흐름상 손실 규모를 줄이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 대표는 피해 복구를 위해 큐텐 지분을 활용하겠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지난 29일 내놓은 입장문에는 “큐텐이 보유한 해외 자금을 끌어오겠다”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잡아 돈을 마련하겠다”고 적었다. 현 상황에서 큐텐 원매자가 없어 구 대표의 주식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피해 복구에 쓸 수 있는 것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구 대표의 사재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티몬·위메프의 소상공인 미정산액21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구 대표는 오는 10월 몸값 10억 달러약 1조3843억원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큐익스프레스 주식지분율 29.4%을 내놓겠다는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티몬·위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 직후인 지난 27일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를 사임하고 “이 회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꼬리를 자르고 큐익스프레스만 살리겠다는 무책임한 태도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구 대표가 고객과 소상공인 피해를 조금이나마 더 보상하기 위해서는 큐익스프레스 주식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가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고 가정하더라도 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큐텐 그룹에서 그나마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큐익스프레스 주식을 내놓지 않는 한 사태 수습에 진정성을 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욱 김지훈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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