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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고생 좀 하다 와"…직원들 기피하던 이곳 주재원, 이젠 손들고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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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24-07-3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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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루, 지렁이, 벌레 사체…. 물을 틀면 수도꼭지로는 다양한 고체가 쏟아졌다. 필터는 금세 적갈색으로 물들었고, 틈새마다 이물질이 끼어 물은 졸졸 흘렀다. 수도꼭지에 스타킹을 칭칭 감아 필터로 쓰는 수밖에 없었다. 물 문제 때문에 도저히 못 살겠다며 거처를 옮기는 주재원도 있었다.

현대차가 인도법인을 운영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해외법인 주재원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인도는 대표적인 기피 근무 지역으로 꼽혔다.


인도법인 주재원으로 선발됐다는 소식은 특히 가족들에게 청천벽력이었다. 주재원의 자녀는 인도 현지 학교에 등교한 첫날, 화장지도 없는 재래식 변소를 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푹푹 찌는 날씨에 교실에선 책상 아래로 모기가 활개쳤다.

생활은 힘들었지만 주재원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일했다. 첸나이 공장을 준공하고, 경쟁사보다 빨리 신차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주재원의 가족들도 아버지와 남편의 회사가 인도에서 성공하기를 기도하며 울고 웃었다. 1998년 9월 9일 열린 첸나이 공장 준공식에선 박수갈채 사이로 주재원과 그 가족들이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군데군데 섞여 있었다.

오는 9월이면 현대차가 인도에서 자동차 양산을 시작한 지 만 26년이 된다. 미국·체코·터키 등 현대차 현지 법인이 꾸려진 다른 국가와 비교해 인도는 여전히 생활환경 전반이 열악한 편이지만 인도 근무를 자처하는 직원들은 끊이지 않는다. 현대차가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5년간 인도법인 주재원으로 지낸 이지훈 현대차 글로벌상용수소커뮤니케이션팀장은 “우리가 하면 트렌드가 된다는 생각은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부임할 때보다 귀임할 때 더 성장한 회사를 보는 것은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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