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급 2배 달라는 삼성 인도공장 노동자, 고용세습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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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명 2주 넘게 출근 거부
급여인상 외 주35시간제 등 담겨
생산차질 우려… 대체노동자 투입
급여인상 외 주35시간제 등 담겨
생산차질 우려… 대체노동자 투입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초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 인도공장 노동자들이 기존에 알려진 급여 인상 외에 파격적인 복리후생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35시간 근무제, 고용 승계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안을 내세우며 출근을 거부하고 있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인도 동남부 타밀나두주州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에 있는 삼성전자 인도공장 노동자들은 최근 인도노동조합센터CITU 산하 노조인 ‘삼성인도노동복지조합SILWU’을 결성해 급여 인상과 복리후생 개선을 요구하며 조업 거부에 나서고 있다. 현재 노동자 1800여명 중 1000여명이 지난 9일부터 2주 넘게 출근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007년 이 공장을 짓고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요구안은 임금 인상이다. 현행 월 3만5000루피약 56만원에서 3년간 2배 수준인 7만1000루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첸나이 지역의 공장 노동자 평균 임금은 1만9000루피 정도다. 이미 평균 대비 2배 급여를 받고 있는데, 이를 또 2배로 올려달라는 요구다.
이들은 현재 주 6일로 합의된 근무일을 주 5일로 줄이고, 하루 근무시간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안이 받아들여지면 인도 삼성전자 공장 노조원들은 본사가 있는 한국주 40시간보다도 적은 ‘주 35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근무시간 단축과 급여인상 요구를 합치면 실질임금은 훨씬 높아진다.
노조는 또 ‘고용승계제’에 대한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 제도는 현지 직원이 사망할 경우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직원의 가족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겨진 유족의 생계 보장을 이유로 들지만, 사실상 직장이 ‘세습’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노조는 직원 자녀의 사립학교 학비를 연간 5만 루피까지 지원해달라고도 요구 중이다.
업계는 이런 요구안을 앞세운 파업이 ‘자연발생’한 게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공산당 지원을 받는 현지의 강성 노동단체 CITU가 조업 거부를 통해 일부러 무리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을 배후에 둔 CITU가 애초에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정치적 세력 확대 수단으로 이용하려 든다는 의심이다.
이 같은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출근을 거부하는 직원 대신 대체노동자를 투입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재 생산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삼성전자 첸나이 공장 측은 노조를 상대로 현지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급여 문제의 경우 어느 정도 인상의 길은 열려있다”면서도 “임금 2배 인상 등 요구사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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