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주고 산 아파트, 10억에 팔았더니…"정부 믿었다가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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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5% 미만으로 올리고 양도세 아끼세요
상생임대주택 특례로 양도세 비과세
상생임대주택 특례로 양도세 비과세
사진=연합뉴스
김 모 씨는 2019년 9월 조정대상지역인 송파구에서 아파트를 8억원에 매입한 후 다음 달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김 씨는 그로부터 2년 후인 2021년 10월 보증금을 올리지 않고 임대차 계약을 갱신했다. 그는 올해 1월 집을 10억원에 팔면서 발생한 양도차익 2억원에 대해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신청했다.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2년 이상 임대할 경우 ‘상생 임대주택에 대한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시점이 ‘상생 임대주택 특례기간’이 아니다”며 김 씨에 대해 양도세 4900만원을 부과했다.
임대료 적게 올리면 양도세 비과세 요건 완화
9일 국세청에 따르면 상생 임대인 제도는 임대료를 적게 올린 집주인에게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 요건2년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임대인 입장에선 임대료 수입을 포기하더라도 나중에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양도세를 아낄 수 있다. 다만 이런 양도세 혜택을 보려면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 파생상품 등을 매도하면서 발생하는 소득에도 부과된다. 현실적으로 과세 대상은 대부분 부동산과 관련된다. 국세청의 ‘양도소득세 과세 인원 및 총결정세액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걷힌 양도세는 집값 상승 등 요인으로 △2018년 24조6250억원 △2019년 23조4450억원 △2020년 33조1580억원 △2021년 46조5250억원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다만 2022년엔 부동산 가격 조정 등 여파로 양도세 총결정세액이 31조9740억원으로 줄었다. 양도세 과세 대상 인원도 2018년 89만3000명에서 2021년 124만9000명으로 증가하다, 2022년엔 75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양도세 부과 금액이 커지고 대상 인원도 많아지면서 절세 방법을 고민하는 납세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부동산 양도세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상생 임대주택 1가구 1주택 특례가 거론된다.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후 12억원 이하에 팔 때 양도세를 내지 않는 혜택을 주는 제도다.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있을 경우 거주기간 2년 요건도 채워야 한다.
까다로운 요건 충족해야 세제 혜택
정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상생 임대주택’에 대해서 ‘1가구 1주택 특례’ 요건 중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빼 준다. ‘상생 임대주택’이 되기 위한 요건은 다소 까다롭다. 우선 주택 임대차계약을 갱신상생 임대차계약 체결할 때 임대료나 임대보증금 증가율이 직전 임대차계약 대비 5% 넘게 올라선 안 된다. 2021년12월 20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만 혜택이 주어진다. 직전 임대차계약과 상생 임대차계약 기간은 각각 1년 6개월과 2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상생 임대주택 특례를 받으려면 이런 모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령 임차인이 임대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집을 비운다면 양도세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모 씨는 2018년 2월 조정대상지역인 용산구의 한 다가구 주택을 매입한 후 2020년 12월 보증금 4억원에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 씨는 2022년 12월 보증금을 5% 높인 4억2000만원에 상생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임차인이 해외 파견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로 인해 이 씨는 상생 임대주택 특례 요건 중 임대 기간 2년을 채울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올해 5월 주택을 팔면서 양도세 4600만원을 납부해야 했다. 이 씨는 “정부 발표를 믿고 보증금 수입을 과감하게 포기했는데, 내 잘못이 아닌 이유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억울한 감정을 드러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임차인의 사정으로 상생 임대 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새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같거나 낮게 임대하면 해당 임대 기간을 합산해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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