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긴 티몬·위메프 정산 주기…상품권 특판으로 현금 당겨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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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인 동시에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사로 금융감독원에도 등록돼 있다. 소비자 구매 단계의 결제 대행 업무는 KG이니시스 등 1차 PG사에 맡기지만, 판매자들에게 대금 정산을 위해 이커머스 업체들도 2차 PG사로 등록해 입점 판매자들에게 수수료 부과 및 대금 정산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가 PG사로 등록돼 있다. 티몬은 2016년, 위메프는 2019년 PG사로 금감원에 등록했다. 문제는 티몬이나 위메프가 다른 이커머스 업체보다 대금 정산 주기를 길게 둔 데 있다. 티몬은 판매월 말일로부터 40일 후, 위메프는 월 구매확정건의 익익월 7일에 대금을 지급했다. 이들 플랫폼은 판매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정산 대금을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보다 더 길게 사내에 보관했다. 위메프에서 근무한 한 관계자는 “PG등록을 하면 입점사가 판매한 돈을 합법적으로 보관할 수 있었기 때문에 2019년 당시 위메프는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 대상이 아닌, PG사로 등록했다”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 기업들은 대규모 유통업법에 따라 상품이 판매된 달의 말일 기준 40~60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정산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법엔 이런 규정이 없다. 반면, 네이버·G마켓·옥션은 소비자가 구매 확정한 다음날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한다. 11번가는 구매확정 후 2영업일에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한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형 업체들은 판매자 입점을 유도하기 위해 정산 대금 주기를 짧게 해온 편이다. 직매입 판매 물품 비중이 많은 쿠팡은 주·월 단위 정산으로 네이버나 11번가보다는 정산 주기가 더 긴 편이다. ━ 정산주기 긴데, 관리 규정도 없어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 당국의 규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PG 사업은 등록제라 금융당국이 경영 개선을 위해 관리감독하기 어렵다. 금감원은 2022년 이후 위메프와 티몬의 경영 상태 개선에 대해 업무협약을 맺는 데 그쳤다. 윤 변호사는 “PG사 범위가 넓어 모든 PG사를 규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일정 거래액 이상의 PG사로 범위를 좁혀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고 말했다. ━ 상품권 특판에 7월에 선주문도 받아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티몬과 위메프가 해피머니 상품권이나 북앤라이프도서문화 상품권 등을 8%가량 할인해서 판매하는 등 상품권 특판을 통해 융통할 현금을 확보해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상품권 할인율은 3~5%가 보통인데, 8%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상품이라 할인율이 조금만 더 높아도 소비자들이 몰린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커머스 회사 관계자는 “상품권 판매로 거래액 뻥튀기를 하거나 현금을 당기려고 대규모 할인을 한다는 의심이 업계에 좀 있었다”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해피머니아이엔씨 사무실 건물을 찾은 소비자 A40는 “티몬에서 몇 달 전부터 매월 22일쯤 주문 후 다음 달 초에 받을 수 있는 상품권들이 떴는데, 7월에는 아예 월초에 주문해서 다음 달 받는 상품권이 뜨길래 한 달이나 묵혔다가 주는가보다 싶어 이상했다”고 말했다. A씨는 티몬에서 해피머니 상품권을 가족과 300만원 어치 구매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해피 캐시로 전환했다. 하지만 티몬·위메프 사태로 상품권 사용처가 상당수 제한되자 이를 환불을 받기 위해 해피머니 측을 찾았다. 사무실을 폐쇄한 해피머니 측은 앱 공지를 통해 “티몬·위메프·큐텐 정산 지연 사태로 고객님께 불편을 초래한 점 사과드린다”며 “미정산 금액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위 확인 후 환불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사옥을 찾은 소비자들에게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26일 새벽부터 현장 환불 접수를 한 티몬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현장에서 환불 600건이 접수됐고 이 중 300건에 대한 환불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위메프는 이날 오후부터 현장접수가 아닌 온라인을 통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사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알렸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J-Hot] ▶ 연 10억 버는 개그맨 고명환…사고때 받은 계시 ▶ 한국 등장하자 "북한" 불렀다…개막식 역대급 실수 ▶ "형님 얼마 줄건데요?" 에이스 조폭도 당한 그들 ▶ "휴가 제주 가겠다" 16%뿐…韓여행지 1위는 여기 ▶ "여친 XX도 방치하면 녹슨다" 카라큘라 충격 발언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수정 lee.sujeong1@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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