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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저번에 살걸 보름만에 900원 돌파한 엔화···엔화 세일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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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5회 작성일 24-07-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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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환전을 못했는데 벌써 이렇게 올랐다구요?”

이달 초만 해도 ‘초약세’를 보이던 엔화가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보름 전만 해도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엔 재정환율은 어느덧 900원대를 넘겼다. 미국은 금리인하, 일본은 금리인상론이 대두되며 금리차 축소 가능성이 커진데다 일본 안팎으로 엔화 약세를 용인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 여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엔화와 위안화 약세를 비판한 이래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당장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주의 하락으로 일본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0엔당 800원대 시절은 끝났나


거품경제 시절 이후 37년 만의 ‘초엔저’로 이달 초 달러당 162엔까지 추락했던 엔화의 분위기가 180도 바꼈다. 지난 11일 장중 달러당 161엔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가파르게 절상된 엔화는 25일엔 달러당 151.9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엔화 절상률은 4.8%에 달한다.

엔화 강세로 엔·원 재정환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1일 100엔당 852.11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던 엔·원 환율은 25일엔 100엔당 911.13원까지 올랐다. 26일엔 9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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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격차 축소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지연되고,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렸지만 추가적 금리인상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엔화는 약세를 보여왔다. 미국의 금리가 높고 일본의 금리는 낮아 엔화를 팔고 달러는 사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이 조만간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확신’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줬다. 실제로 CPI 상승률이 공개된 후 엔 ·달러 환율은 161엔에서 단숨에 157엔 수준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디플레이션에 빠졌던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2.6%로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물가를 잡기 위한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은 금리를 낮추고, 일본은 반대로 금리를 높여 양국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싸도 너무 싼’ 엔화를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는 대내외 비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격 사건으로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리는 큰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엔화 약세 현상을 저격한 이후 엔화 가치가 오르기도 했다. 일본 정치인들도 엔화 약세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대기업을 비롯한 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혜를 보지만, 서민과 취약계층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부담이 커지게 된다. 일본은 오는 9월 집권당인 자민당의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민심잡기 차원에서도 엔화약세 해소를 위한 금리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일본 길거리에 있는 전광판에 니케이225지수의 종가와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있다.EPA연합뉴스

25일 일본 길거리에 있는 전광판에 니케이225지수의 종가와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있다.EPA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일본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6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25일엔 닛케이지수가 3.28% 급락하며 3만8000선도 무너졌다. 미국 빅테크 발 쇼크에 이어 엔화 강세로 수혜를 봤던 도요타 등 수출주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면서다.

추후 미-일 금리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엔화가 다시 초약세 기조로 복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의 경우 일본 여행족과 유학생의 부담은 커지는 반면 엔화 자산에 투자한 엔테크족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일본주식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ETF약 4억3762만달러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엔·달러 환율을 고정해 엔화 상승과 미 국채 가격 상승시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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