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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에 뇌물 건네면 2년 입찰제한…건설사 선별수주 심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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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0회 작성일 24-07-2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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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법 개정안, 이달 말부터 본격 시행

조합에 뇌물 건네면 2년 입찰제한…건설사 선별수주 심화 예고앞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비리를 저지른 건설사는 향후 2년간 입찰 참가가 제한된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비리를 저지른 건설사는 향후 2년간 입찰 참가가 제한된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공사비 급등으로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규제 강화로 건설사들의 ‘옥석 가리기’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올 초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이달 말부터 본격 시행된다.


현행 도정법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업체가 조합원 등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할 경우,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고 공사비의 최대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또 시·도지사로 하여금 해당 건설사에 대해 최대 2년간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그동안은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는 권고에 그쳐 실제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비리가 적발되더라도 입찰이 제한된 사례는 없었다.

개정안은 이 같은 권고 규정을 보다 강화했다. 기존 ‘제한할 수 있다’는 ‘제한해야 한다’로 수정하고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조합은 해당 건설사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시공 계약도 체결할 수 없다.

수주 비리가 2번 이상 적발되면 전국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사업시행자는 2년 이내 범위에서 해당 건설사의 입찰을 제한해야 한다. 시·도지사는 건설사 입찰을 제한하는 경우 관련 내용을 정비사업 관리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다만 건설사가 위반행위를 저질렀더라도 1회에 한해선 과징금으로 입찰 참가 제한을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선 규정이 강화된 만큼 정비사업 수주시장의 ‘클린수주’ 분위기가 더 굳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보다 선별수주 기조도 강화될 거란 전망이다. 특히 최근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사실상 자취를 감춘 만큼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경기 부진에 치솟은 공사비로 정비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은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 때문에 수의계약을 통해 정비사업에 무혈입성하는 사례도 늘었다.

이달 초 대우건설은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시공권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다. DL이앤씨도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과 수의계약을 진행해 시공권을 확보했다. 올 상반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은 서울 소재 정비사업장 가운데 경쟁입찰이 이뤄진 곳은 3곳에 그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처럼 치열하게 수주 경쟁을 치르는 사업장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한 번 오른 공사비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집을 지어서 돈을 벌던 시절은 옛날이 됐다. 공사비가 워낙 올라 조합도 건설사도 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수주 비리를 온전히 해소하긴 힘들 거란 견해다. 노른자위 사업장은 한정적이고 이를 확보하려는 건설사들의 니즈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나 경쟁력이 뒤처지는 중소·중견건설사가 대형건설사와의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단 점도 영향을 미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정이 강화되면 건설사들의 클린수주 기조는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위법 행위나 비리 등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일회성 정비사업이라 하더라도 건설사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면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선 무엇이라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건설사가 대형사를 수주전에서 따돌리고 일감을 확보하려면 입찰 조건이나 사업 제안서를 파격적으로 마련하거나 특화설계를 적용하는 방법 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물밑에서 더 은밀하게 조합과 접촉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잡아서 처벌하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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