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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피크아웃…복병 만난 LG 전장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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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4-03-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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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가전 사업 부진으로 LG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장자동차 전기장비·장치 사업에서 올 들어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내연기관·전기차 수요 ‘피크아웃실적 고점 뒤 하락’ 우려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LG그룹 수뇌부는 전장 수주잔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시장과 산업계에서 기대감이 컸던 ‘애플카Apple Car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LG그룹은 전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자원 재배치에 나서 생산설비와 수주잔고 확대를 노린다.

LG전자, 전장 수주 사활

전방 산업 수요 둔화 우려

자동차 전장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내연기관의 전장화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기계식 혹은 물리적 버튼, 각종 편의 장치 등을 터치 스크린 판넬 또는 전자 부품으로 대체하거나 전환하는 것을 포괄적으로 일컫는다. 또 다른 줄기는 내연기관의 전동화다. 즉, 기존 내연기관을 모터 기반 전기차로 전환하는 변화를 통칭한다. 자율주행에 특화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이나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구동모터 등이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LG그룹 전장 사업은 LG전자를 중심으로 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등이 각자 역할을 분담한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VS사업부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자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부품 ▲자회사 ZKW차량용 램프가 맡는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차량용 1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에서 매출 기준 1위다시장조사기관 옴디아. LG이노텍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한다.

이 가운데 맏형 격인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13년 7월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연관 조직을 하나로 합쳐 만들어졌다. 2018년 차량용 조명 업체인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 세계 3위 차량 부품 기업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세웠다. 한때 6년 연속 적자를 내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지만 이제 전장 사업은 LG그룹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 매출은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5년부터 8년 연속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해 VS사업본부 매출은 10조1476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성장했다. 2013년 전장사업본부 신설 후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대비 VS사업본부 비중은 12%로 확대됐다.

전장 사업은 수주형 산업으로 경기 부침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장점이다. 전장 수주잔고는 즉각 매출에 반영되지 않으며 통상 수주 이후 2년 정도 연구개발을 거쳐 3년 차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해 길게는 5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된다. 수주 프로젝트당 평균적으로 5년 안팎 일감을 확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호황기 때 수주잔고를 최대한 늘려두면 향후 수주 혹한기가 닥쳐도 미리 확보해둔 일감으로 손익 구조를 탄력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덕분에 최근 수년간 LG전자 실적의 전체적인 ‘톤’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전장 사업이 주목받았다. 콘퍼런스콜과 IR에서는 가전 사업보다 전장 사업에 관한 질의응답이 주를 이뤘다. 대체로 가파른 실적 성장에 대한 LG 측 자신감을 확인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요 둔화에 직면한 전방 산업의 긴박감이 감지된다는 게 시장과 산업계 시각이다.

무엇보다 당초 공언했던 전장 사업 수주잔고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LG전자에 따르면 VS사업본부의 2023년 말 수주잔고는 90조원 중반대다. 지난 1월 콘퍼런스콜에서 김주용 VS경영관리 담당 상무는 “일부 고객사의 결정 지연과 환율 등 영향으로 90조원 중반 수준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IR 때와는 사뭇 달라진 기조다. 당시 김주용 상무는 “제품 경쟁력과 시장 입지에 기반한 신규 수주 활동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100조원 수주잔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불과 석 달 만에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올해 수주 전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 않고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전기차 피크아웃…복병 만난 LG 전장 [스페셜리포트]


전기차 등 ‘피크아웃’ 뚜렷

‘애플카’ 무산도 아쉬워

최근 LG전자 전장 사업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시각이 확산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무엇보다 전장 사업의 전방 산업은 자동차 산업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를 중심으로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여름 ‘피크고점’를 찍었으며 앞으로 관건은 ‘아웃하락’의 기울기라고 본다.

최근 수년간 자동차 산업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이연된 대기 수요가 판매량 성장을 주도했다. 2022년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대기 수요 소진과 맞물려 전체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 둔화세가 뚜렷하다는 게 산업계 시각이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그동안 쌓여 있던 주문 대기 물량백오더·Back Order도 상당 부분 소진됐다.

이런 정황은 몇 가지 대목에서 엿보인다. 첫째, 자동차 출고 기간이 대폭 줄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차량을 빨리 받을 수 있어 좋지만 자동차 산업에는 달갑지 않은 신호로 읽힌다. 백오더 물량이 거의 다 소진됐고 신규 수요 유입이 원활하지 않단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기아 영업점 3월 납기표 등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외한 가솔린·디젤 모델 대기 기간은 대체로 3개월 안팎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한때 1년 넘게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있던 전기차는 대기 기간이 가장 짧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5개월, 아이오닉6는 1개월, 코나 EV는 3주가량 소요된다. 기아의 EV6는 4~5주, EV9은 5~6주씩 걸린다. 1년 전 7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던 GV70 전동화 모델은 대기 기간이 1개월로 줄었다. 현대차 딜러 A씨는 “최근에는 계약 취소자도 많아 실제 대기는 납기표보다 더 짧다”며 “백오더 물량 해소로 올해부턴 수요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둘째, 올해 자동차 내수·수출 모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2024년 국내 자동차업계 내수 판매 170만대, 수출 280만대, 생산 422만대로 예측했다. 각각 전년 보다 2.8% 감소, 1.2% 증가, 0.6% 감소한 수준이다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2024년 전망.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측은 “지난 3년간 수출 증가율과 비교했을 때 2024년은 증가율이 큰 폭 떨어진 모양새”라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의 결과”로 분석했다. 올 들어 수출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약 8% 줄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7% 줄었다. 월별 자동차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22년 6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는 LG전자 VS사업본부에 우려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기차 수출 대수는 2만4318대로 1년 전보다 21% 줄었다. 같은 기간 PHEV도 27% 급감했다. LG그룹이 전장 사업을 매출 기여도 측면에서 유의미하게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등 ‘전동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2022년 LG그룹 전장 사업이 사상 첫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전기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기를 맞이하면서 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덕분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전장 수주잔고 중 인포테인먼트가 50% 후반, 차량용 램프가 10% 중반, 전기차 부품은 20% 후반대다.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카’가 중단된 것도 LG그룹 입장에서는 아쉽다. LG그룹은 전장 사업 관련 주력 3개 계열사 모두 애플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터라 시장과 산업계에선 애플카 기대감이 남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주요 외신들은 애플카 개발 파트너 중 한 곳으로 LG마그나를 줄곧 언급해왔다.

LG전자는 전기차 수요 공백기를 맞더라도 향후 도래할 호황기를 대비해 설비 투자 확장 기조를 이어갈 태세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VS사업본부는 설비 투자에 8685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6627억원보다 31% 늘어난 수치다. VS사업본부는 올해도 1조970억원 투자를 단행한다.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26% 늘린다.

북미와 유럽 일대 생산기지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9월부터 LG마그나는 멕시코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LG마그나는 헝가리에도 부품 생산거점을 새로 만들고 있다. LG마그나가 유럽에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헝가리가 처음이다. 2025년 완공돼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최근 수뇌부 회동을 가진 주요 고객사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 기대감도 높다. LG그룹 전장 관련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은 지난 3월 11~12일현지 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 본사를 찾아 전장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디스플레이가 2004년 벤츠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LG그룹과 벤츠는 20년째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전장 사업에서 호흡을 맞춰야 할 주력 계열사들이 본업 부진으로 사업다각화 동력이 힘을 잃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장 ‘맏형’ 격인 LG전자도 가전 사업 부진을 겪는 가운데 계열사 증자 등으로 자금 지원이 잇따라 전략적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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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이노텍 본업 부진 비상

전장 다각화 차질 우려

LG전자와 함께 전장 주력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안심할 상황이 못된다. 무엇보다 이들 계열사는 본업 현금흐름이 부진한 점이 전장산업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 투자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전장 수주잔고로 20조원 초반을 예상한다고 밝혔으나 실적 콘퍼런스콜과 IR 자료 등에서는 명확한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말 전장 수주잔고차량 카메라 제외가 1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약 3조300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전장 사업 비중은 아직 9% 안팎에 불과하다. 스마트폰과 TV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선 IT 기기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위한 중소형 OLED 설비 투자를 늘리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기 힘들다.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은 구매 심리 위축으로 TV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IT 기기와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OLED 수요에 기대를 건다. 가령,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서는 후방, 사이드미러 역할을 하는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부터 계기판이나 내비게이션을 대체하는 ‘디지털 콕핏’까지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대거 탑재된다. 특히 연성이 뛰어난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인 플라스틱 OLEDP-OLED가 필수품이다. 이런 이유로, 설비 투자도 대형 OLED보단 중소형 OLED에 무게중심을 싣는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아 화면 밝기와 수명을 개선한 탠덤 기술 기반 P-OLED를 중심으로 ATO, 하이엔드 LTPS LCD 등 차별화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중장기적으로 슬라이더블·투명 OLED 등 새로운 폼팩터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OLED 대형화에도 힘을 싣는다.

갈 길 바쁜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중소형 OLED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8세대급 생산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할 처지다. 하지만 장기간 적자로 곳간 사정이 빠듯하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 보유 현금은 3조원 정도로 8세대급 OLED 공장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보유 자원이 넉넉지 못하다는 점이 전략적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LG이노텍 역시 본업 현금흐름이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다각화를 이뤄야 하는 험준한 도전에 직면했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설비 투자를 큰 폭 줄이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섰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이 포함된 광학솔루션 사업에 올해 3830억원 규모 신규 시설 투자를 집행한다. 지난해 설비 투자 규모1조7896억원보다 8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2022년 설비 투자 금액1조7940억원에 견줘도 큰 폭 줄었다. 원가·감가상각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최대 고객사인 애플발發 투자 수요 급감에 따른 고육지책성 설비 투자 감축으로 분석된다.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다각화도 올해는 큰 기대를 걸기 힘든 분위기지만 LG이노텍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선보인 차량 조명 부품 ‘넥슬라이드-M’이 대표적이다. 주간주행등이나 후미등에 장착할 수 있는 디자인 차량 조명 부품으로, 경쟁 부품 대비 두께를 10분의 1 정도로 줄이고 무게도 줄였다. 북미 등 글로벌 120개 차종에 공급 중으로, LG이노텍은 올해 50여개 차종에 추가로 납품할 계획이다.

주력인 카메라 모듈도 자동차로 영역 다각화에 각별한 노력을 쏟는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의 연구개발Ramp;D과 생산공장을 경기도 파주로 일원화하고 있다. 광학솔루션사업부 내 차량용 카메라 모듈 Ramp;D를 맡고 있는 인력 100여명의 근무지도 지난 3월 초 서울 마곡에서 경기도 파주 사업장으로 옮겼다. 분산돼 있던 Ramp;D와 생산공장을 한데 모아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일원화한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을 생산·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2호 2024.03.27~2024.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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