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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봉이냐…해외 2~3배 가격에 위스키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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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8회 작성일 24-11-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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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깜깜이식 인상 겹쳐

위스키류 수입량 전년比 21%↓


“요새 백화점에서 700㎖ 기준 로얄살루트 21년이 거의 30만 원이고 조니워커 블루도 40만 원이 넘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분간 위스키를 사기 위해 지갑을 여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집에 술장을 갖고 있을 정도로 위스키 애호가인 직장인 박모41 씨는 최근 위스키를 수집하는 일을 그만뒀다. 지난해만 해도 서울 남대문시장과 유명 위스키 마트 등에서 발품을 팔며 다양한 위스키를 구매해 시음하는 것을 즐겼으나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경제 사정이 빠듯해졌다. 박 씨는 “동호회 활동을 할 정도로 위스키에 관심이 컸지만, 매년 가격이 급등하는 위스키를 즐기는 일은 이제 사치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물가·경기침체 등 여파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속에 과도한 가격 인상까지 이어지자 값비싼 위스키를 외면하는 애주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불었던 위스키 열풍도 빠르게 식고 있다.

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위스키류 수입액은 1억7923만 달러약 2485억9200만 원로, 전년동기대비 11.7%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2만4734t에서 1만9529t으로 21.0% 감소했다. 지난해만 해도 하이볼이 큰 인기를 끄는 등 위스키 소비가 급증하며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수입량은 3만586t으로, 직전 해 대비 13.1% 증가했다.

하지만 고물가로 주머니가 얇아진 데다 해외에 비해 턱없이 비싼 위스키의 가격에 뿔난 소비자들은 올해 들어 위스키 소비를 급격히 줄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보다 2∼3배나 값비싼 국내 위스키 가격에 분노한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위스키 시장 전체가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일본에서 1만3000∼1만4000원에 살 수 있는 ‘산토리 가쿠빈’의 경우 국내 대형마트 등에선 3만∼4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의 깜깜이식 가격 인상도 위스키 소비 침체에 기름을 부었다”며 “주요 업체들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위스키 대신 테킬라나 샴페인, 리큐르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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