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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될 마일리지 수만점, 쓸 방법이 없어요"…항공권 소비자 불만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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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4-07-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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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소비자 불만 코로나前 넘어
항공권 취소 때 위약금 과다청구
지연·결항 피해보상 미비로 갈등
마일리지 사용·적립처 축소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앞두고
정부의 선제적 소비자보호 시급


quot;소멸될 마일리지 수만점, 쓸 방법이 없어요quot;…항공권 소비자 불만 역대급

거래소 상장기업 대표 A씨는 최근 출장차 예약한 미국편 항공권의 탑승 날짜를 늦추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항공사에서 변경 수수료로 1000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그는 “똑같은 비즈니스석인데 날짜가 하루 이틀 달라졌다고 변경비로 1000달러를 내라는게 말이 되냐”며 “내부 기준상 등급이 높은 자리만 남아서 그렇다는 설명에 할 말을 잃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60대 주부 B씨는 최근 미국 유학 중인 딸을 만나기 위해 항공권을 알아보다 빈정만 상했다. 마일리지를 사용해 좌석을 예매하려고 했지만 공제 금액이 예전보다 늘면서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김씨는 “연말에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1만점이 넘는데 쓸 방법이 없다”며 “마일리지를 현금으로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코로나발 팬데믹이 끝나고 항공 이용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둘러싼 소비자들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항공마일리지 소멸이 본격화한 가운데 마일리지 사용처는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115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1705건과 비교했을 때 67.9%에 달하는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 이전인 2019년한해 동안 이뤄진 신청건수1074건보다 많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신청 건수는 작년보다 36%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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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피해사례로 항공권 구매 취소때 물어야하는 과도한 위약금이 꼽혔다. 특히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 구매하거나 온라인에서 저가로 항공권을 샀을 때 취소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거나 아예 환불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또 항공편 지연·결항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발생했는데, 관련 피해에 대해 항공사가 배상을 거부하면서 구제를 요청하는 사례도 많았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특가 상품의 경우 일반 상품과 위약금 규정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항공권의 절반이 넘는 비용을 취소 위약금으로 지불하는 사례도 있었다.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에 대한 불만도 늘어나는 모양세다. 항공권 구매 외에 일상생활에서 마일리지를 적립·사용할 수 있는 제휴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마일리지 이용 저휴 서비스를 두고 대규모 재편을 공지했다. 9월 10일부터 CGV와 소노호텔엔리조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모두투어, 위클리딜즈, 이마트오프라인에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쓸 수 없게 된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서울신라호텔, 메리어트와 마일리지 제휴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아쿠아플라넷 제주, 오쿠라닛코호텔과 서비스를 끝낸다고 최근 밝혔다.

마일리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항공 서비스도 줄어들거나 공제 폭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는 9월 28일부터 A380 기종 운항노선의 비즈니스 스위트 마일리지 유료 좌석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는 비즈니스 클래스C·D 클래스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통해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서비스다.

지난 5월부터는 마일리지를 사용해 좌석을 구매할 때 공제하는 금액을 높였다. 한국~미주·유럽 구간의 경우 2만마일에서 2만2000마일로 올랐다. 일반석보다 다리 공간이 최소 16㎝가량 넓은 엑스트라 레그룸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할 대 공제되는 마일리지도 1000~2000점 올랐다.

지난해 2월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하려다 여론에 밀려 기존 제도 유지를 결정한 대한항공을 두고서는 마일리지를 통해 발권할 수 있는 일등석·비즈니스석 좌석이 줄었다는 반응이다. 항공사가 공식적으로 마일리지 발권을 줄였다는 발표는 없었지만 예매 과정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7년째 여행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회사원 C씨는 “대한항공의 항공권은 출발 361일전부터 발권할 수 있는데 어떤 날을 선택해도 일등석 좌석을 예매할 수 없다”며 “아래 단계인 프레스티지석도 아예 배정되지 않은 날짜가 예전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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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직접 구매하기 어렵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OK캐쉬백포인트를 카드사 포인트로 전환하거나 현금으로 바꿀 수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

대한항공은 제휴카드를 통해 1·2·3만마일을 먼저 적립하고 이후 카드를 사용하면서 적립되는 마일리지로 갚는 방식의 ‘마일리지 긴급충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적립률은 카드 종류에 따라 1000원당 2~5마일이다. 상환 기간인 1년 동안 못 갚으면 1마일당 20원으로 산정한 비용이 카드값으로 청구된다.

외항사들은 회사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마일당 3.76센트약 520원로 마일리지를 구매할 수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도 1000마일을 35달러약 4만8440원에 구입 가능하다.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워이는 마일리지에 해당하는 아비오스를 5만점부터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815파운드약145만8500원다. 이밖에 독일의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에어캐나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튀르키예항공 등도 마일리지를 단위별로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유럽 노선보다 미국 노선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은 중동항공사들이 취항하는 노선이 많아 다양한 경쟁이 이뤄지지만 미국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절대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금은 아시아나항공이 조금 더 저렴하고 비교대상이라도 있지만 합병되면 속수무책으로 일방적인 가격 설정과 서비스 정책변경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팬데믹 종료 후 폭증하는 항공권 수요에 미중 관계 악화까지 영향을 미친 여파라고 해명했다. 올해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국내·국제선 여객 이용 승객은 4756만여명으로 집계되면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국적사 승객은 9347만명을 기록했던 2019년을 넘어 1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 연말 마일리지 사용을 위해 온라인몰에 접속자가 몰려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했다”며 “제휴처 변경은 더욱 다양한 상품과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마일리지몰 개편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구매 가능 좌석을 산술적으로 줄이지 않았다”며 “코로나 사태 종료 후 항공권 수요는 늘었는데, 미중 간 관계 악화로 운영 노선이 줄어들면서 동남아 지역에서 미국을 가려는 손님들도 대한항공에 몰리면서 체감상 공급 부족이 심해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관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사가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비롯해 서비스 제공 기준을 변경할 경우 약관 변경 사항을 심사받아야 하는 만큼 면밀히 검토해 소비자 권익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나아의 합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국적사들의 선제적인 마일리지 공제율 조정은 소비자 권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정위를 비롯한 당국이 보다 선제적으로 시장을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비롯해 항공사가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일정간 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행자보험을 통해 일부 피해는 배상 받을 수 있는 만큼 가입을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사 과실이 분명한 경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영수증을 비롯한 증빙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항공사가 배상을 거부할 경우 소비자원 상담 또는 구제 신청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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