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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점 애써 쌓아도" 항공마일리지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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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4-07-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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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1만점 애써 쌓아도quot; 항공마일리지 애물단지

중견기업 대표 A씨는 최근 예약한 미국편 항공권의 탑승 날짜를 늦추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항공사에서 변경 수수료로 1000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그는 "날짜가 하루 이틀 달라졌다고 변경 수수료로 1000달러를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등급이 높은 자리만 남아서 그렇다는 설명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60대 B씨는 최근 미국에서 유학 중인 딸을 만나기 위해 마일리지 항공권을 알아보다 껑충 뛴 공제 금액에 계획을 바꿔야 했다. B씨는 "연말에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1만점이 넘는데 쓸 방법이 없다"며 "현금으로 마일리지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소비자 불만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항공 마일리지에 대한 불만이 늘고 있는데 마일리지가 빠르게 소멸되는 반면 사용처는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115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1705건와 비교했을 때 67.9%에 달하는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한 해 신청 건수1074건보다 많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신청 건수는 작년보다 36%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피해 사례로는 항공권 취소 때 물어야 하는 과도한 위약금이 꼽혔다. 특히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온라인에서 저가로 항공권을 샀을 때 취소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거나 아예 환불받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항공권 가격의 절반이 넘는 비용을 취소 위약금으로 지불하는 사례도 있다.

항공사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적립할 수 있는 제휴처를 줄이면서 애물단지가 돼버린 마일리지도 대표적인 불만 사항이다.

아시아나는 오는 9월부터 A380 기종의 비즈니스 스위트 마일리지 유료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5월에는 한국~미주·유럽 구간의 마일리지 공제율을 2만마일에서 2만2000마일로 올렸다.

지난해 2월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밀려 포기한 대한항공 역시 마일리지를 통해 발권할 수 있는 일등석·비즈니스석 좌석을 줄였다는 게 소비자들의 평가다.

국적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직접 구매하기 어렵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OK캐쉬백 포인트를 통한 마일리지 충전이 가능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

반면 외항사들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마일리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마일당 3.76센트약 520원,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1000마일을 35달러약 4만844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영국 브리티시 에어웨이스, 독일 루프트한자를 비롯해 에어프랑스, 에어캐나다, 알리탈리아, 튀르키예항공 등도 마일리지를 단위별로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제휴처 변경은 더욱 다양한 상품과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마일리지몰 개편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을 산술적으로 줄이지 않았다"며 "미·중 관계 악화로 운영 노선이 줄어들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을 가려는 손님들도 대한항공으로 몰리며 체감상 공급 부족이 심해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사가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비롯해 서비스 제공 기준을 변경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관 변경 사항을 심사받아야 하는 만큼 정부가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국적사들의 마일리지 공제율 조정은 소비자 권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정위를 비롯해 당국이 보다 선제적으로 시장을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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