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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꼴찌 됐다" 굴욕…6조 쏟아부은 개미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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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4-07-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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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의 눈물
下 상반기 수익률, 20개국 중 19위

개미 6조 쏟아부은 코스닥 글로벌 왕따

세계 GDP 상위 20개國 중
상반기 수익률 19위 굴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세계 주요 증시 중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성장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 러셀2000지수 등과의 격차는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20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한국 대표 성장주 시장의 현주소다.


24일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위 20개국 주요 지수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코스닥지수는 19위-5.7%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6조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참담한 성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꼴찌는 멕시코IPC지수-6.4%였다. 코스피 지수는 13위5.27%였다.

멕시코는 최저임금 두 배 인상을 공언한 좌파 여당이 승리한 뒤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금을 빼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사실상 위기 직전 수준의 국가 증시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미국 성장주 지수인 나스닥지수, 러셀2000지수 등과 코스닥지수의 간극은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2010년 이후 나스닥지수와 러셀2000지수는 각각 8.3배, 3.7배 상승했지만 코스닥지수는 1.6배 오르는 데 그친 결과다.

세계 증시 가운데서도 코스닥지수가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시장의 기형적인 포트폴리오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유가증권시장으로 기업이 빠져나가면서 현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엔 2차전지와 바이오, 게임주 정도만 남았다. 좀비기업 퇴출이 지연되면서 상장사의 내실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는 1702개로 2020년 대비 21.1% 늘었지만 상장사 영업이익은 오히려 14% 감소했다.
좀비기업 남고, 대장주 떠난 코스닥…AI랠리서 혼자 역주행
"코스닥 시장 평판, 바닥 상태"…내실 없이 상장사 수만 불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금형 기업 A사는 오너 일가가 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으면서 2019년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2022년 한국거래소는 3년 넘게 거래 정지 상태로 있던 A기업의 상장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거래 재개 이후 A기업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150억원 대비 3분의 1 토막 나는 등 실적도 부진했다. 24일 거래량은 985주, 거래대금은 67만원에 불과했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코스닥시장이 유독 기를 못 펴고 있는 건 부실 기업이 제때 퇴출당하지 못해 코스닥시장 건전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2차전지주, 바이오주로만 구성된 기형적 포트폴리오도 지수를 누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체성 없는 시장
이날 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5.7%가량 떨어졌다. 세계 주요 증시 중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코스닥지수와 멕시코IPC지수-6.4% 등 5곳밖에 없다. 코스닥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도 2차전지 업황이 부진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크다. 최근 세계 주요 증시가 인공지능AI 주도 랠리를 펼치고 코스피지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부각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떴지만 코스닥지수는 AI 수혜도, 밸류업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사실상 2차전지 업황에 따라 지수가 좌지우지됐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이 이전 상장을 거듭하면서 코스닥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은 103배까지 치솟은 상태다.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바이오·제약 등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은 11조원으로 2021년18조5500억원보다 40%가량 급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주 중심 시장을 만들겠다는 애초 취지가 퇴색된 지 오래”라며 “현재 코스닥시장은 ‘한국 중소기업 상장사 모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내실 없이 몸집만 불어난 코스닥
부실 기업 퇴출이 지연되면서 몸집만 커지는 상황도 지수가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1996년 출범 당시 341개이던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현재 1739개로 5배 불어났다. 시총은 396조6000억원으로 지수가 2925선까지 급등한 2000년 닷컴버블 당시438조원와 맞먹지만 지수는 3분의 1 토막 난 상태다.

상장사는 늘어났지만 시장의 내실은 오히려 부실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관련 기업을 제외하고 2019~2023년 5년 연속 영업적자가 난 기업은 172개에 달한다. 전체 상장사의 10%다. 투자할 종목이 적다 보니 지난 23일 기준 하루 거래액이 1억원도 채 되지 않는 기업은 563개에 이른다. 주가가 1000원도 되지 않는 소위 ‘동전주’도 전체 상장사의 8.7%153개를 차지한다. 적은 유동성으로 언제든 투기 세력이 주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2022년 거래소는 오히려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했다.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아야 했지만 관련 규정을 바꾸면서 투자주의 환기 종목으로 지정되는 데 그치고 있다. 첫 상장폐지 무효 판결이 나온 이른바 ‘2020년 감마누 사태’ 이후 거래소가 좀비기업 퇴출을 결정할 때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닥 상태인 코스닥시장 평판이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상장 문턱을 높이고 퇴출을 용이하게 해 시장 건전성을 되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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