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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압계통에 이상 생겼다면, 조종 자체 힘들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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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5-01-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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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랜딩기어 작동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사고 항공기가 1차 착륙을 시도할 당시 랜딩기어가 정상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가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 등을 확인해 보면 1차 착륙 직전 뒷바퀴는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앞바퀴는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제주항공 측도 “1차 착륙 시도 때는 랜딩기어가 작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촬영된 사진의 노랗게 표시된 부분이 앞바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항공기는 29일 오전 8시54분 1차 착륙 허가를 받고 착륙을 시도하다 5분 뒤인 오전 8시59분쯤 메이데이조난신호를 보냈다.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받은 지 2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3분 뒤인 9시2분 사고기는 2차 착륙을 하면서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동체착륙을 하며 미끄러지다가 9시3분 활주로 끝 외벽과 충돌한 뒤 화염에 휩싸였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종합해 사고 항공기가 조류 충돌 이후 엔진 고장으로 유압 계통에 이상이 생겼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31일 오후 브리핑에서 “2개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 유압 계통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랜딩기어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확인했다. 국토부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브리핑 때는 “엔진 고장과 랜딩기어 고장은 일반적으로 상호 연동되는 경우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항공기의 유압 계통은 양쪽 날개에 있는 엔진으로부터 동력을 얻어 작동된다. 통상 오른쪽 엔진은 플랩착륙 과정에서 속도를 줄여주는 장치, 왼쪽 엔진은 랜딩기어 작동에 활용되는데 비상시에는 한쪽 엔진만으로도 두 가지 시스템을 모두 작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영상에서는 플랩과 랜딩기어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항공기 내 유압이 먹통이 되면 조종 자체가 힘들어지는 만큼, 기장과 부기장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간을 잡고 사투를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직 기장 A씨는 “통상 1개 엔진만으로도 랜딩기어와 플랩이 작동할 수 있는데 이번 사고에는 모두 작동하지 않은 부분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달 31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운항 축소와 정비 인력 확충안을 밝혔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비행 전·후 점검과 비행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3월까지 동계 기간 운항을 10~15% 감축 운항한다”고 말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 본부장은 “내년 추가 채용을 통해 연말 기준 560명의 정비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영우·황희규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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