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수는 더 많은 LCC, 정비사는 대형 항공사의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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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성장 LCC, 안전 투자는 소홀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저비용 항공사LCC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자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정비사가 항공기를 결박하는 모습. /뉴스1
이처럼 LCC 이용객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제1 원칙’인 안전 투자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벌어지고 있다. 31일 본지가 국토교통부의 항공 정비사 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2사 소속이 전체의 72.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송 여객 수가 더 많은 LCC 10사여객·화물 항공사 포함의 정비사 비율은 27.4%에 그쳤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해외 중고기를 도입해, 중·단거리 위주의 잦은 운항을 지속하는 LCC들이 정작 정비와 같은 안전 투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뜻이다. 전남 무안공항 참사를 계기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선 LCC의 안전 수준을 대대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커지자, 제주항공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2025년 3월까지 운항량을 10~15% 감축하고, 정비사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양인성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3 항공안전백서’에 따르면, 국내 12개 항공사의 정비사 총 5849명2023년말 기준 가운데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2사 소속은 4248명이었다. 제주항공·진에어 등 LCC 10사의 정비사는 모두 1601명으로, 대형항공사의 3분의 1 수준37.7%에 그쳤다. 이를 각 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로 나눠보면, 대형항공사들은 대당 16~18명 수준의 정비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LCC는 10.6명이었다.
이는 그간 수차례 지적됐던 LCC의 안전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난 2016년에도 국토교통부는 기내 압력 조절 실패, 출입문 고장으로 인한 회항 등 LCC들의 안전 사고가 잇따르자 ‘저비용항공사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가장 먼저 요구한 것도 적정 정비사부터 충원하라는 것이었다. 정부가 내세운 기준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당시 9~11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부 백서에 따르면, LCC 중 가장 정비사 수가 많은 제주항공도 대당 정비사가 11.2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정부의 통계 시점인 2023년 말 이후 정비사를 충원해 현재는 정비사가 522명으로 대당 12.7명 수준으로 개선했다”며 “2025년말까지 56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양인성
LCC 측은 안전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규정된 안전 지침을 빠뜨리지 않고 꼼꼼하게 지키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에 무안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한 B737 기종이다. 국토교통부가 고시로 지정한 해당 기종의 정비 기준을 살펴보면 최소 중간점검 시간은 ‘28분’, 항목은 동체와 날개, 엔진, 랜딩 기어착륙 장치, 조종석 등 20개를 적시해 놓고 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20개 항목을 얼마나 철저히 점검할지는 정비사의 몫이다.
참사 현장 살펴보는 보잉 관계자 - 31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보잉사 관계자 등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체 항공정비MRO 시설을 갖춘 대형 항공사와 달리, LCC들은 이 같은 시설을 갖추지 못해 핵심 부품의 중정비는 해외 정비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이 올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에 책정한 예산도 2209억원에 그친다. 대당 53억8700만여원으로, 대한항공127억원, 아시아나항공138억원의 절반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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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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