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매물 쏟아지는데…승자의 저주 우려에 원매자 찾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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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에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통 채널을 인수할 경우 당장 외형 성장은 담보되지만, 실제 이익은 얻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특히 업황 부진 속 매물로 나온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몸값이 시장 기대보다 높은 상황이라 원매자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11번가 등이 원매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매각 추진 의사를 밝혔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9년 만이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가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여러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 중인 사안"이라며 매각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매각 추진 초기만 해도 GS리테일, 알리익스프레스, 쿠팡 등의 인수 타진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익스프레스와 쿠팡은 홈플러스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추진에 가장 큰 변수는 매각가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가는 8000억~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홈플러스 전체 매출7조원 중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올린 매출1조2000억원을 고려한 숫자다. 정작 주요 인수 후보군은 정적 매각가를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홈플러스의 실적이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 인수 직전 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2월만 해도 영업이익 24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총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994억원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전액을 홈플러스대형 할인점 경쟁력 강화에 쓴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매각이 지연될 경우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매각이 늦춰질수록 홈플러스의 부담은 커지는 셈이다.
온라인 유통 채널에선 11번가가 매물로 나와 있지만, 현재 11번가의 경영권 매각 작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SK그룹이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자 지분 18%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FI가 SK그룹 지분80%을 포함한 경영권 매각을 진행했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1년 새 인수자를 찾지못하면 SK그룹은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1번가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건 지난해 12월이다. 당시 신세계, CJ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과 컬리, 알리바바그룹도 인수군으로 꼽혔다. 가장 최근에는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와 주식교환 형태로 Mamp;A를 검토했지만 지난 8월 최종 무산됐다.
FI의 매각 희망액은 5000억원대로 알려진다. FI가 2018년 투자 당시 기업가치2조7500억원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다. 5000억원은 FI가 2018년 11번가의 지분 18.18%를 사들이면서 투자한 금액투자금만 회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1번가도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매각이 길어질수록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11번가는 올해 수익 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2018년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258억원, 순손실은 1313억원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와 11번가를 국내에서는 살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품의 경우 퀵커머스도 있고 쿠팡이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면서 소비자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까지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 "11번가는 기업가치가 5000억원까지 내려갔지만, 5000억도 안 된다. 2000억원으로 바겐세일 하거나 SKSK스퀘어가 심기일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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