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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물 찬 어린이 돌려보냈다" 2차 병원 중증환자 풍선 곧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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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4-09-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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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학술대회에 정부의 의료정책을 규탄하는 피켓이 놓여져 있다. 2024.8.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이번 추석연휴 땐 당초 많은 국민의 우려와 달리 응급실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연휴 동안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일 평균 2만6983명으로 작년 추석 대비 32%, 올해 설 대비 27%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1·2차 의료기관병·의원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나타난 풍선효과일 뿐 이란게 일부 의사들의 평가다. 의료계에선 이 풍선이 터지면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심각한 의료대란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아동병원을 운영하는 최용재튼튼어린이병원장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데, 이번 연휴 기간엔 만 60세인 나조차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매일 근무할 정도로 환자가 물밀듯 들어왔다"며 "폐렴·고열 환자가 1~3차 의료기관 중 문 여는 곳을 찾아 헤매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위·중증의 소아 환자를 수용하지 못해, 아동병원에 떠밀듯 돌려보내는 경우까지 더해지면서 입원실은 진작에 꽉 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운영하는 아동병원엔 입원병상이 51개 있지만, 입원환자가 34~35명만 돼도 더는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입원하더라도 위중증으로 이행하면 상급종합병원에 의뢰해야 하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선 위·중증 환자를 받기는커녕 아동병원으로 떠넘기다시피 하고 있어 사실상 소아 응급실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급감하고, 남은 전공의마저 이탈·사직하면서 소아 중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아동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최 회장은 "입원실에서 소아 중환자 1명을 진료하기 위해 의사·간호사가 대거 투입된다"며 "중환자 1명 볼 때마다 경증환자 10명을 돌려보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심지어 폐에 물이 찬 소아 환자, 당장 입원해야 하는 폐렴 환자가 의료진 부족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아동병원에서도 입원하지 못해 통원 치료를 받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정부는 아동병원에도 대학병원에 지원하는 수준으로 입원전담의를 지원해야 한다"며 "아동병원이 지금처럼 소아응급실의 역할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면 소아응급환자의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아동병원에서 시행하는 응급검사의 재량권을 응급실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풍선효과는 전공의가 대거 떠난 지난 7개월 동안 심해지고 있다. 환자 인원은 줄지 않았지만 상급종합병원에 다녀야 할 정도의 중증환자도 2차 병원으로 몰려와 2차 병원도 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2차 병원에 오는 환자의 중증도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지방 응급실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19일 지역 응급의료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에 따르면 올해 매달 환자가 약 1000명씩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는 전년보다 34%나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중증환자가 5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의학원 측은 "의학원이 위치한 기장군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중증 환자까지 의학원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의정 갈등 장기화로 구급대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인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중증도가 상승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의학원을 찾는 암 환자도 늘었는데, 신환 입원 암 환자는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암 환자를 거꾸로 전원받아 치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늘며 의료진의 긴장도와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중증 외상, 심장 수술 등은 전문 인력과 인프라가 없어 모든 중증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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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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