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뷰티 넘보는 무신사, 경계하는 CJ올리브영…성수동에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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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뷰티 앞세워, 패션 넘어 사업 확장
고객층 비슷한 CJ올리브영, 예의주시
6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뚝섬역 사거리에 문을 연 무신사의 뷰티 팝업스토어 앞은 약 50인이 입장을 기다렸다. 1, 2층 1,720㎡약 520평 규모인 팝업스토어에선 기초·색조·헤어 등 26개 브랜드가 부스를 세웠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최근 출시한 비긴스 등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상 업체들이다.
사전 판매한 1만5,000원짜리 티켓을 확보한 고객은 도장깨기하듯 부스를 돌아다녔다. 부스를 지날 때마다 카카오톡 채널 추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우 등을 통해 얻은 사은품이 쌓이면서 쇼핑백은 두툼해져갔다.
현장에서 만난 김민지22씨는 "평소 올리브영을 이용하는데 무신사 뷰티는 새로운 브랜드가 많고 값도 저렴한 편이라 이 곳에 와봤다"고 말했다. 부스를 차린 헤어케어 브랜드 리필드의 강단희 팀장은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이번 무신사와 협업은 고객 범위를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날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41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뷰티 페스타를 성수동 일대 세 곳에서 진행했다. 이 행사는 무신사가 마련한 티켓 6,000장이 판매 1분 만에 매진되는 등 오픈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사흘 동안 팝업스토어를 찾은 사람은 티켓 판매분의 세 배인 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패션 플랫폼 선두인 무신사는 2020년 뷰티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뷰티 제품을 팔던 무신사가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 행사를 선보인 건 처음이다. 무신사는 뷰티 페스타를 개최한 배경으로 넥스트 뷰티를 내놓았다. 패션을 넘어 뷰티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취지다.
올해 1~8월 무신사의 뷰티 부문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 늘어나는 등 고속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를 통해 뷰티 제품을 파는 입점 브랜드는 1,700개 정도다. 1030대를 주요 소비자로 두고 있는 패션 부문 고객을 뷰티 부문이 흡수하면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다. 무신사 같은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이런 이유로 뷰티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쇼핑 성지 성수동에 화력 집중
무신사 관계자는 19일 "이번 행사에서 고객 반응, 실적이 기대를 뛰어넘어 고무된 분위기"라며 "패션 영역 성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뷰티 부문에서 신진 브랜드를 발굴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뷰티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자 기존 강호인 CJ올리브영은 경계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수만 놓고보면 CJ올리브영이 1,354개로 압도하지만 무신사가 성장 토대인 온라인을 중심으로 라이벌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
특히 업계는 무신사와 CJ올리브영이 성수동에서 벌이는 경쟁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층,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성지인 성수동의 대표 기업이 누구인지를 판가름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무신사에게 성수동은 본사를 비롯해 주요 매장, 사무실이 모여 있는 본진 같은 곳이다.
CJ올리브영도 성수동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성수동 일대에서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연내 전국 최대 매장을 낸다. CJ올리브영은 성수역에 올리브영역이라는 이름을 함께 쓰는 역명 병기 입찰권을 따기도 했다.
두 회사의 경쟁은 벌써 과열 조짐이다. CJ올리브영이 일부 납품업체를 향해 무신사의 뷰티페스타에 참여하지 말라고 했다는 민원이 국민 신문고에 접수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면서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은 "사실 관계를 면밀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81213480001312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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