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싼 가성비 키오스크 인기…그 이면엔 자영업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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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건비 부담 줄이기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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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을 하는 모습. 정호원 기자 |
“갈수록 인건비는 오르지 연말인데도 장사는 더 안돼 가게를 접어야 할지 고민이 큽니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2024년 연말 그 어느 때보다 더 혹독한 시기를 견디고 있다. 코로나19가 온나라를 삼켰던 위기도 버텨낸 이들이지만, 지금의 얼어붙은 내수는 이들을 또 한 번 폐업의 기로로 내몰고 있다.
당장 인건비부터 줄여야 하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가격이 기존 대비 10배 가량 저렴한 ‘가성비 키오스크’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최대 300만원 수준의 대화면 키오스크 대신 20만원대의 스마트폰 크기 소형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극심한 매출 하락과 쌓여가는 대출 연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소형 키오스크로 눈앞의 높은 인건비를 낮춰 고정 비용 일부라도 감소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성비 키오스크 시장이 커지는 이면에는 자영업자들의 눈물이 숨겨져 있다. 통계 집계 이래 폐자영업자 수와 자영업자 대출액이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고통 속에 가성비 키오스크로 생존을 향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가성비 키오스크’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지불 능력이 떨어지면서 저렴한 상품 위주로 찾는 ‘불황형 소비’의 새로운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토스플레이스에 따르면 토스 단말기를 사용하는 가맹점 수는 12월 기준 8만5000곳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약 4.5배 늘어났다. 기존 대형 키오스크의 경우 수백만원대의 가격이지만, 성인 손바닥 크기의 키오스크 겸 카드 단말기인 ‘토스 프론트’의 가격은 20만원대 후반로 형성되어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단말기는 신규 창업 매장에서 시장 점유율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 지점에서 볼 수 있는 대형 키오스크는 200~300만원대로 고가이기 때문에,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자영업자에게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건비와 기기 구매에 모두 부담을 느끼는 영세 자영업자를 주 타깃으로한 상품을 개발해 제공한 업체도 있다.
올해 초 미니 키오스크를 출시한 ‘페이히어’는 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카드 단말기를 구매하면 포스POS부터 결제 기능까지 사용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매출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해 자영업자의 매출 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매장의 무인화와 자동화로 인건비 부담을 줄였다는 한 자영업자는 “이전에는 홀, 카운터, 주방에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매체가 필요했는데 이제는 각자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인건비의 35% 정도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페이히어 관계자는 “특히 최근 가게를 여는 젊은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컴팩트한 크기의 키오스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올해 초 미니 키오스크를 출시하게 됐다”면서 “올해 코엑스에서 열린 카페쇼에서 작은 사이즈의 키오스크를 선보였을 때도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가게 운영에 있어서도 ‘가성비’ 상품으로 관심이 쏠린 데에는 자영업자의 사업 운영 위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이후 소비 부진 충격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속속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따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98만6000명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로 가장 많았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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