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거품, 티메프서 터졌다…자본 없이 돌려막기로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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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만 이용 쇼핑몰이 정산 못해 거래·환불 중단, 은행 대출 막혀
티몬과 위메프 로고. /뉴스1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체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이커머스 버블’이 터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국내 이커머스 규모는 227조원이다. 불과 13년 만에 10배라는 폭풍 성장을 하며 이른바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을 패닉공황에 빠져들게 한 이커머스들이 출혈 경쟁에 빠져들어 하위권 업체들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현재 공정위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한국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및 분쟁 조정 기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로펌들은 두 업체의 파산에 대비해 집단 소송 참여를 안내하고 나섰다. 티몬과 위메프를 비롯해 국내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는 판매자들이 들어와서 자기 물건을 판매하는 형태다. 장터플랫폼만 열어놓으면 되기 때문에 초기 투자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판매자로부터 판매 수수료만 받으면 되는 간단한 사업 구조다. 인건비, 서버 운용비 등 고정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동안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일부 적자가 나더라도 미래를 보고 사업을 지속해왔다. ◇한계에 직면한 돌려막기 문제는 국내 업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할인 쿠폰 남발 등 출혈 마케팅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다른 업체와 비교해 유난히 할인 쿠폰을 많이 발급하고, 당장 현금이 들어오는 상품권을 과도하게 할인해 판매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래픽=백형선 자본금이 넉넉하다면 일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티몬과 위메프는 자본 여력이 없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다. 큐텐 창업자인 한국인 구영배 대표는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AK몰과 미국 위시 등 국내외 이커머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모두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티몬은 지난 4월 마감이었던 지난해 감사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는 빈껍데기 수준의 업체를 다수 인수해 상장하는 걸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정산이 완전 중단된 게 아니라 지금도 최선을 다해서 조금씩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 행진 중인 이커머스 업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 행진 중이다. G마켓은 신세계그룹이 2021년 3조4000억원에 인수한 후 매년 적자를, SSG닷컴은 2018년 물적분할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두 업체의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롯데온은 작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2020년 출범 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고 있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히는 11번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 입주해 있던 본사를 오는 9월 경기도 광명으로 옮기기로 했다. 11번가는 2018년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지만, 수익성 악화로 상장에 실패했다. 2020년 이후 4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선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한 물류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어, 자본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이커머스들은 서서히 시장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커머스 온라인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를 의미한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판매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티몬과 위메프처럼 온라인에 사이트를 만들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플랫폼 기업을 이커머스 기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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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석남준 기자 namjun@chosun.com 이기우 기자 rainplz@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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