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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그때가 찬스? "지금 매수 관망세" "강남 떨어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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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4-09-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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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25주 연속 상승하는 등 들썩이자 정부와 금융권이 대출규제 카드로 제동을 걸었다. 금리를 올리고, 대출 한도를 줄여 불붙은 아파트 매수세를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실수요자들은 규제로 돌아선 정부의 입장 선회에 당황스럽다. 그렇다면 추석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가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묻자 “대출규제로 거래가 주춤할 것”이라는데 동의하면서도 “한번 오른 서울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621건해제건 제외을 기록하며, 지난 2020년 7월1만661건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8월 거래량은 13일 기준 5191건이다. 거래 신고기한이 보름가량 남았지만, 6월 거래량7294건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거래 가격이 이미 이전 최고가를 넘어선 단지들이 늘어나면서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매수자가 많아졌다. 대출 금리가 오르고, 한도가 줄면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6~7월 토요일의 경우 집을 보러 온 손님이 10팀가량이었지만, 최근엔 1~2팀 정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도 다시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8만3513건으로, 한 달 전7만7822건에 비해 7.3%5600여 건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5월 8만5595건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거래량 증가 속에 지난달 초 7만6629건까지 줄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다시 8만3000건으로 늘어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의 8·8 공급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고, 전면적인 대출규제 영향으로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폭 인상돼 매수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강남권 등 선호 지역은 거래량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하락세로 바뀌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도 “서울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가격 상승이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주요 입지 아파트의 경우 매도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가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대출을 틀어막으면 매수세는 당연히 주춤한다”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가격은 보합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양천구 신정동의 중개업소 대표 정모씨는 “최근 상담 손님들 가운데 갈아타기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 사는 집이 팔리지 않거나 대출 조건, 가격 등이 안 맞아 매수를 보류한 사례가 절반가량”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잠재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매수 환경이 달라지면서 내 집 마련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단지 투자 수단이 아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금이라도 서울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한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도 “최근 분양가 추세를 봐도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 내 집 마련 시기도 지금이 적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효선 위원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거시 경제 전반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며 “보통 연초에 새로운 정책 방향이 제시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일단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보단 내년 초까지 시장 상황을 보며 관망할 것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출규제로 가격이 일부 조정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대출 상환 여력에 맞춰 평소 선호하는 지역의 매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기준금리 인하를 꼽는다. 미국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에 가깝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분분하다.

조영광 연구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값 매수세를 이끈 건 주담대를 연 3%대 금리로 받은 실수요자들”이라며 “최근 주담대 금리가 다시 연 4%대로 올랐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다시 3%대로 진입할 가능성 있다. 금리 인하 시점에 맞춰 매수를 고려해도 괜찮아 보인다”고 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내릴 경우 정부의 규제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집값 상승세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지역별 LTV담보인정비율를 손보거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한 단계 더 강화하는 등의 조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승계연구소장은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는 흐름”이라며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 등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 매수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지방의 경우 이미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 지역별 선호 단지의 저가 매물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체로 지방 아파트는 2022년과 지난해 가격이 크게 내린 뒤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며 “향후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 폭이 크진 않을 가능성이 높아 선호 단지의 선호 매물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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