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위기 인텔, 구조조정안 나왔다…파운드리 사업 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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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
16일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분기 실적에서 16억 달러라는 대규모 적자를 공개하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밝힌 인텔이 구체적인 비상 계획안을 내놓은 것이다. 구조조정안 발표 직후 인텔의 주가는 6% 이상 급등했다.
◇위기의 인텔, 파운드리 분사
구조조정안의 핵심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파운드리 사업의 분리다. 인텔은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의 회계를 분리해 별도의 재무 실적을 발표해왔는데 사업부를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든다는 것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인텔 파운드리 부분을 자회사로 두면 독립적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가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며 “각 사업의 재무구조 최적화로 성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고 주주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2021년 파운드리 사업부 본격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이 부문에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 2년간 매년 250억 달러약 33조원을 투자했지만 별다른 실적은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위기에 빠진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아예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겔싱어 CEO는 “설계와 제조에 걸친 인텔의 역량은 경쟁사와의 차별화의 원천”이라고 설명하며 매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CNBC는 “인텔은 외부 자금 조달을 고려하는 것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별도의 공개 기업으로 만들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장 건설 일시 중단...직원 15% 감원
이밖에 인텔은 폴란드와 독일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장 건설도 일시 중지한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진행 중이던 300억 유로 규모의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인텔은 1.5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급 공정을 도입해 독일을 인텔의 유럽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1년 만에 이 같은 계획이 무산되는 것이다.
이밖에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진행 중이던 공장도 약 2년 간 중단한다. 말레이시아 공장에 대한 계획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애리조나, 오레곤, 오하이오 등 미국 내에 건설 중인 신규 반도체 생산 시설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시설 대부분이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기 때문이다.
사무실도 연내 3분의 2로 줄일 예정이다. 겔싱어는 WSJ에 “자본 효율성이 높지 않은 소규모팀을 정리하고 중앙 집중화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는 더 간단하고 효율적이며 운영 속도가 더 빠른 인텔을 구축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직원 15%에 달하는 1만5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 칩 만든다...호재될까
인텔은 이날 내년 양산 예정인 1.8나노급 공정의 주요 고객사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공개했다. 인텔은 AWS와 함께 인공지능AI 컴퓨팅을 위한 맞춤형 반도체에 수년 간에 걸쳐 수십억 달러를 공동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AWS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트라니움이라는 칩을 개발해오고 있었는데 인텔과 협력한다는 것이다. AWS는 클라우드컴퓨팅의 세계 1위 기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경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데 도임이 될 수 있는 뉴스”라고 전했다.
인텔은 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로부터 30억 달러의 추가 보조금을 따낸 사실도 공개했다.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보조금으로 ‘시큐어 엔클레이브’로 불린다. 인텔은 미국 국방부의 요구에 따라 관련 기술을 개발한 뒤 이같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생산해 미국 국방부에 공급한다.
이는 인텔이 지난 3월 미국 정부로부터 받기로한 85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는 별개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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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기자 hi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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