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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비비도 앓았다…쉬쉬하던 이 병, 용기 내 병원 찾는 사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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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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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올해 상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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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배우 이병헌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60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5.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배우 이병헌·차태현·김하늘, 가수 비비·강다니엘, 개그맨 이경규, 방송인 김구라…이들의 공통점은 공황장애를 앓은 사실을 대중에게 고백한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과거엔 공황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 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나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이러한 변화에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은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고,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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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배우 김하늘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감독 박홍균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오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서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를 그렸다. 2024.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진단·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명, 4월 26명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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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진행한 신용욱왼쪽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민우 예방의학교실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렇게 공황장애 환자만 급격하게 늘어난 데에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분들이 비교적 잘 알려진 정신질환인 공황장애로만 치료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도 그는 제시했다. 신 교수는 "아직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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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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