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은 서울 개인 택시 면허…규제 풀리고 손님 돌아오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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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서울역 택시 승하차장 모습./뉴스1
◇은퇴자 피난처 된 개인 택시영업
자영업 경기가 어려워지고, 고령층이 은퇴하면서 개인 택시 영업이 이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 코로나 때 규제완화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손님들이 돌아오고 요금이 오르면서 수익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개인 택시 면허 값도 오르고 있다. 개인 택시는 각 지자체에서 그 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개인 택시 운전자에게서 면허를 사야 하는 구조다. 서울 개인택시면허 값은 올해 1억원을 넘겼다.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9381만원 수준이었던 개인택시면허 가격은 올해 5월 기준 1억193만원으로 8.7% 가량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세는 1억3000만원까지도 갔는 데, 팔려는 사람이 늘면서 지금은 1억1000만~1억1500만원 정도로 조금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택시를 운행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당시 택시기사 이탈로 심야 택시난이 심해지자 정부는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과거에는 영업용 차량을 5년 이상 무사고로 운전해야 개인 택시 기사 자격이 주어졌는데, 2021년부터는 차종 상관없이 5년 이상 무사고 운전경력만 있으면 가능하다. 택시 부제의무 휴무제가 해제되고, 요금도 인상되면서 벌이가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남에서 개인택시를 18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최모65씨는 “편의점이나 치킨집을 하나 차리려고 해도 수억 원이 드는 데 1억원 가량 투자해서 창업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냐”고 했다.
◇지역 따라 면허 가격도 달라
실제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체 전체 조합원 4만8927명 중에 경력이 1년 미만인 사람이 3034명6.2%에 달했다. 코로나 이후에 신규 진입한 경력 4년 미만의 조합원은 1만706명으로 전체의 21%에 달한다. 조합원 중에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많다. 65~70세가 1만3864명으로 전체의 28% 가량이다.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64.75세다.
개인 택시 기사들은 정년이 없고, 일한 만큼 벌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인기인 이유라고 꼽는다. 서울에서 개인 택시를 운영하는 김모71씨는 “몸이 힘들거나 하면 쉬엄쉬엄 일할 수 있고, 면허는 나중에 되팔 수도 있으니 쉽게 말해 망할 일은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잘 벌면 시급이 2만5000원 정도 나온다”며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하루 12시간씩 한달 25일 하면 600만~700만원은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택시면허거래플랫폼 남바원 택시의 국진호 팀장은 “법인에서 개인 택시를 하려는 사람보다, 신규로 진입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 비율이 3:7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2~3년이면 면허 값은 나온다고 본다”고 했다.
각 지역 상황에 따라 개인 택시 면허 가격은 천차 만별이다. 신도시가 형성 되는 등 인구에 비해 택시가 부족한 곳은 면허 값이 더 높다. 세종의 경우 최근 2억2000만원, 파주·김포·하남은 1억9000만원 가량이다. 2기 동탄 신도시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화성이나, SK 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 등도 높다. 반면, 서울과 거리가 가까워 단거리 손님이 많고 서울지역 택시와 경쟁해야 하는 광명 등은 면허 값이 비교적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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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리 기자 usimj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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