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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발 반도체 비관론, 근거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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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4-09-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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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경기를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한쪽에서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본 반면, 다른 쪽에서는 몇달 안에 메모리 가격이 고꾸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은 일단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필두로 한 비관론자의 손을 들어줬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1% 떨어진 15만2800원에 마감했다. 비관론의 우세가 계속될지 지표별로 따져봤다.






① 디램 가격 언제, 얼마나 하락?





낙관론과 비관론이 갈리는 대목은 디램DRAM 가격의 하락 시점과 폭이다. 모건스탠리의 하이닉스 디램 평균판매단가ASP 등락률 전망치는 내년 -7.7%, 2026년 -25.0%다. 스마트폰과 컴퓨터PC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데다 인공지능AI 수요도 불투명한 만큼, 디램 가격이 내년 초부터 떨어지며 불황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외 증권사 다수는 내년 하반기에야 가격이 소폭 떨어질 것으로 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하이닉스의 디램 평균판매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에 접어드는 건 내년 4분기-1%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패키징하는 대만 티에스엠시TSMC의 공격적 증설에 미뤄 보면 ‘고대역폭메모리 효과’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취지다.







② 한국 반도체 수출, 이미 정점 찍었다?





모건스탠리가 주된 근거로 삼은 지표는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7월에 50%였다”며 “최고치67%에서 둔화했으며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기저효과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2월 61억1천만달러에서 저점을 찍은 뒤 업황 개선과 함께 꾸준히 늘어 12월에는 110억7천만달러까지 불어난 바 있다. 최근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떨어진 건 수출 부진보다는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 8월 반도체 수출액은 118억9천만달러로 역대 8월 중 최대치다. 모건스탠리의 논거가 빈약하다는 일각의 비판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③ 반도체 공급과잉 올까?





아이티IT 경기 부진을 근거로 한 모건스탠리의 논지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이달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1년 전보다 5%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도 아이폰16 판매 부진 설에 시달리고 있다. 인공지능 서버를 제외한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수요 정체가 장기화하며 반도체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주목할 대목은 이런 요인이 반도체 경기의 급격한 하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반도체 산업이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주된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호황 때 단행한 공격적인 증설이 불황 때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가격이 급락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번에 메모리 업계가 아이티 수요 부진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자제했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반도체DS 부문 시설투자액은 약 19조6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 적다. 하이닉스의 청주 증설도 내년 말에야 완료될 전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전반은 정체된 지 꽤 오래됐기 때문에 기업들도 보수적으로 투자해왔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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