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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산 시멘트로 아파트 지을 판"…수입 검토에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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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09-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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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관계 공공기관과 수입 위한 간담회 가져
국토부 "시멘트 가격 올라 공사비 늘었다" 주장
시멘트업계 "전력비용 증가, 환경설비 투자 때문" 맞서
[단독]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사인 쌍용 Camp;E 공장 전경. 쌍용Camp;E 제공


시멘트업계와 건설업계가 몇 달간 시멘트 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건설업계가 국내 시멘트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자 급기야 국토교통부가 수입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며 시멘트 업계에 가격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세종 청사에서 기획재정부와 LH 등 관계 공공기관과 함께 시멘트 수입·비축 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국내 시멘트 산업이 5개 회사의 과점 체제여서 가격을 시멘트 회사에서 정할 뿐 아니라 꾸준히 상승만 한다”며 “국내 시멘트 업계를 견제하기 위해 수입 등의 방안으로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 중국산 잠식하면 국내 산업 붕괴
정부가 수입 카드를 꺼낸 데에는 최근 수년간 시멘트 가격이 급격히 오른 영향이 크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최근 3년간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2021년 t당 7만8800원에서 지난해 11월 11만8400원으로 50% 넘게 치솟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연료로 쓰이는 유연탄 값이 급등했고, 탄소 저감 정책에 따라 수천억원에 이르는 환경 설비를 들여놔야 하기에 시멘트 업계는 가격을 지속해서 올렸다. 하지만 유연탄값이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데도 시멘트 업계가 복지부동으로 나오자 국토부가 칼을 빼 들었다. 이에 대해 시멘트 업계에선 “유연탄 가격은 내려갔지만, 전력 요금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이를 상쇄하고, 환경 설비 투자를 위해서라도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시멘트의 예상 수입 가격은 t당 약 9만5400원이다. 정부와 건설업계 계획대로라면 2026년부터 중국에서 시멘트를 수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에서는 중국산 시멘트 수입은 국가 기간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시멘트 유입으로 국내 업계가 무너지면 결국 수입 제품이 나중엔 가격을 더 올려서 판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산 반감 큰데 국민 정서 넘을 수 있나
시멘트 업계에서는 현장에서 거래되는 시멘트 가격이 중국산 수입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내 시멘트 제조사의 공시를 보면 t당 11만8400원대의 공식 단가가 아니라 훨씬 낮은 가격약 9만6082원에 판매되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개별 현장에서 구매하는 수량에 따라 할인이 적용되는 곳도 있기 때문에 공식 단가와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시멘트 도입은 국민 정서를 건드릴 수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중국 시멘트 업계는 제조과정에서 연료로 온갖 폐기물을 갖다 쓴다. 중국의 대표 시멘트사인 콘치는 홈페이지에 대량으로 폐기되는 쥐약 등 독성물질을 2000도 소성로에서 완전히 연소해 탄소 배출을 낮추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가 국내 시멘트 제조과정에 폐기물이 사용되는 점을 들어 ‘쓰레기 시멘트’라고 주장하는데, 이보다 문제가 심각한 중국산 시멘트로 아파트를 지으면 국민 정서상 반발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멘트 업계에선 건설경기 침체 여파가 올해 2분기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약 12% 감소한 2284만t으로 나타났다. 출하량 감소에 따라 재고는 약 16% 증가했다.

박용갑 의원은 "주택 건설 시장의 침체는 복합적 요인으로 인한 결과다. 값싼 중국산 시멘트만 들여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요 건축자재의 해외 의존도를 높여 결국 국내 시멘트업체의 공멸시켜려는 의도로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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